“암살범, 트랜스젠더 연인과 동거”
AP연합뉴스
미국 보수 정치활동가 찰리 커크 암살 사건 이후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 극단적 정치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상대방과의 이성적 토론보다는 정치적 분노를 증폭시키는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 이번 범행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암살 사건이 발생한 유타주의 스펜서 콕스 주지사는 14일(현지시간) NBC방송에 출연해 “지난 5~6년간 발생한 모든 암살과 미수 사건에 소셜미디어가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회사들은 우리 뇌를 분노에 중독시키는 방법을 알아냈다”며 “암이라는 표현조차 부족하다.
이 알고리즘이 얼마나 사악한지 깨닫는 데 10여년이 걸렸다”고 했다.
커크 암살 혐의로 체포된 타일러 로빈슨(22)의 범행이 소셜미디어와 관련 있는지는 아직 구체적 증거가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콕스 주지사는 “그의 친구들이 확인해준 바로는 그가 일종의 깊고 어두운 인터넷, ‘레딧(인터넷 커뮤니티) 문화’ 속으로 깊이 파고들고 있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교통장관을 지낸 피트 부티지지도 “소셜미디어는 분명 큰 문제”라며 “많은 사건을 보면 총격범들의 공통점은 주로 젊은 남성이고 인터넷의 왜곡된 구석에서 시간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미 정치권 일각에선 커크의 반트랜스젠더 견해가 로빈슨의 범행 동기가 된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콕스 주지사는 “로빈슨의 룸메이트는 연인 관계로,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 중인 트랜스젠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로빈슨이 분명히 좌파 이념을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사 당국은 범행 동기를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선 커크의 죽음에 대한 비하 또는 애도 글을 둘러싼 갈등도 확산되고 있다.
커크의 사망이 자업자득이라는 뉘앙스로 발언한 MSNBC 정치평론가는 방송사에서 해고당했다.
사망을 비하한 교사, 공무원, TV 전문가 등이 해고되거나 징계받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애도를 표한 유명인들은 반대편의 공격을 받았다.
할리우드 스타인 크리스 프랫은 “커크와 아내, 어린 자녀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글을 엑스에 올렸는데 “당신이 출연하는 영화는 보지 않겠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이 최근 콘서트에서 “커크의 가족에게 사랑을 보내자”고 말한 뒤 온라인에선 “콜드플레이가 커리어를 날려버렸다” 등의 비판이 나왔다.
커크 암살로 소셜미디어 폐단 부각… 고인 비하-추모 둘러싼 갈등도 극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