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삼 사장 “현재 대선판 박빙… 언론이 특정 후보 대세론 형성”
코바코노조 “사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 책임지고 사과해야”
국민의힘 특위 참여한 코바코 비상임이사 “이사직 내려와야”
▲민영삼 코바코 사장. 사진=코바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사장과 비상임이사가 정치적 행보를 보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민영삼 코바코 사장은 보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함에도 일부 언론이 왜곡보도를 했다고 주장했으며, 임응수 비상임이사는 서부지법 폭동 가담자들을 변호하고 국민의힘 ICT방송미디어정책특별위원회에 참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코바코지부는 민 사장이 유튜브 출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임 이사의 이사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민 사장은 지난 6일 오후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 '배승희 변호사'에 출연했다.
7일 자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민 사장은 '왜 이제 나왔냐'는 댓글에 "계엄했을 때부터 저 이 민영삼의 속마음이 오죽했겠는가. 마음 같아서는 그냥 사표 던지고 나와버리고 싶기도 했다"고 밝혔으며, 대선을 앞두고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현재 대선판은 완전히 박빙이다.
근데 지금 해석하는 거 언론들 보면 특정 후보가 지금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다는 거 아닌가"라며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왜곡 의혹을 제기했다.
배승희 변호사는 유튜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국가 안정을 위한 결단"이라고 표현해 내란 옹호 논란을 불러왔고, 지난해 12월 YTN 라디오 진행을 하차했다.
배 변호사는 이후에도 "계엄이 아닌 계몽이다" "비상계엄이 뭐가 잘못됐는가"며 내란을 옹호·지지하는 방송을 했다.
민 사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성 논란에 대해 "(오염수는) 안전한데 막 '위험하다'고 국민한테 왜곡된 여론을 전달했지 않은가"라며 "정부 광고 마케팅할 적에 우리 코바코가 그런 일을 해야 된다.
올바른 여론, 올바른 팩트를 국민들한테 알려드리고"라고 했다.
코바코는 지상파 방송사 광고영업을 대행하는 공공기관인데, 기사 논조를 고려해 광고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현재는 배승희 변호사 채널에서 영상이 삭제됐다.
이와 관련 코바코지부는 8일 성명을 내고 "정파적일 뿐 아니라 내란 옹호를 연상시키는 발언을 했다.
언론의 신뢰성에 위해를 가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며 "이는 공사 구성원을 기만할 뿐 아니라 코바코의 존립 기반을 뒤흔들만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코바코지부는 민 사장의 대선 여론조사 관련 발언에 대해 "언론의 여론조작 가능성까지 제기한다"며 "언론에 대한 혐오를 부추겨 그 신뢰를 훼손시키는 일이다.
방송광고의 판매 기반을 허물어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발언에 대해 코바코지부는 "코바코 사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다.
일반 시민의 관점과도 동떨어진 인식"이라며 "코바코의 역할이 방송광고 대행을 통한 언론 자율성 보장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민 사장의 이 말들은 조직과 거래사에 대한 책임을 내팽개친 것"이라고 했다.
코바코지부는 "민 사장은 코바코 존립 기반을 흔들었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라"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은 민 사장에게 이번 유튜브 출연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코바코 측은 미디어오늘에 민 사장의 유튜브 출연은 휴일에 이뤄진, 코바코와는 무관한 개인적 행위라고 밝혔다.
▲지난 3월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의 변호인단 임응수 변호사(오른쪽)가 17일 서울 마포구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코바코지부는 8일 성명을 내고 임응수 이사의 이사직 사퇴를 요구했다.
임 이사는 지난 1월 서부지법 폭동 사건 가담자들의 법률지원과 최근 국민의힘 ICT방송미디어정책특별위원회에서 'MBC 공정성 회복 및 공영방송 민노총 저지분과' 위원을 맡았다.
임 이사는 2020년 1월부터 보수성향의 MBC제3노조 고문변호사를 맡아 안형준 현 MBC 사장 고소·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을 보도한 MBC·뉴스타파 기자 고소 등의 법률 대리를 맡았다.
코바코지부는 지난달 30일 임 이사의 국민의힘 특위 참여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는데, 임 이사는 지난 5일 반박 입장문을 내고 "민노총의 겁박에 굴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코바코지부는 성명에서 "임응수는 이번 사태를 의도적으로 정치화하고 있다.
자신의 정치 행위를 정당한 것처럼 포장한다"며 "문제의 본질은 그가 비상임이사로서 역할에 충실했는지 여부"라고 했다.
코바코지부는 "그는 코바코의 이해관계자이자 주요 거래처인 공영방송사를 공격하는 정치 기획에 참여했다"며 "정치 활동을 원했다면 먼저 코바코 이사직을 내려놨어야 했다"고 밝혔다.
민영삼 코바코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