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한덕수 2차 협상 진전 없이 끝나...한덕수 “나로 단일화 하면 입당”
김문수 “후보 만들어주면 입당, 안 만들어주면 바이바이? 이런 게 어딨나”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8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2차 단일화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의 2차 단일화 협상도 큰 진전 없이 끝났다.
한 후보는 이 과정에서 '비상계엄 책임이 있는 국무위원들이 단일화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있다'는 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한 후보가 자신으로 단일화하면 곧바로 입당하고 단일화되지 않으면 후보 등록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김문수 후보는 "자신으로 단일화 안 되면 등록도 않겠다는 사람과 단일화하는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날을 세웠다.
김 후보와 한 후보는 8일 오후 4시30분부터 1시간가량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2차 협상을 했으나 자신들 각자의 기본 입장만 반복적으로 설명했을 뿐 단일화 방식이나 시기 주체 등에 관해 아무것도 합의하지 못했다.
협상 전 과정은 TV와 유튜브 생중계 등으로 공개됐다.
한 후보는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모든 사람과 합쳐야 한다.
모든 과정은 후보를 포함해 당에 일임하고 어떤 방안이라도 수용한다.
나로 단일화되면 즉각 입당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를 향해 강압적 단일화 시도를 중단하고 오는 15~16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안을 제안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김문수 지지자로 보이는 이들이 "한덕수 후보님 대통령되면 탄핵돼서 끌려 내려올 텐데 그렇게 대통령 하고 싶습니까" "윤 어게인" "박근혜 어게인" "무임승차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백브리핑에서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당법이나 국민의힘 당헌당규와 정치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라며 "한 후보가 본인은 (후보) 등록이 마감될 때까지 단일화 안 되면 후보 등록 안 하겠다고 한다.
이런 후보와 단일화하겠다고 정당이 나서서 온갖 불법행위 하는 것은 역사상 없다"고 국민의힘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김 후보는 "자신을 후보 만들어주면 입당하고 안 만들어주면 바이바이다? 이런 게 어딨나, 대선후보로 선출된 내 앞에서 그런 얘기 하는 것이 있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자신의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여론조사에 관한 질문에 김 후보는 "지지율은 (결과가) 다른 조사가 많이 나온다"며 "정당을 막연히 쳐다보는 것과 직접 뛰어보는 것과 다르다.
여론조사 높았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중도에 그만뒀다.
그런 의미에서 후보 등록도 하고 며칠이라도 뛰어보고, 역량을 판단해야지, 그렇지 않고 했다가 결과는 허망하다.
내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게 된다.
여론조사로 후보 정하는 나라가 어딨나"라고 답했다.
당원들 86% 이상이 즉각 단일화하라고 하는데, 듣지 않으면 당원이 속상하지 않느냐는 질의에 김 후보는 "당원들 속상한 것 이해하고, 내가 가장 속상하다"며 "날 뽑아놓고 지난 3일 저녁부터 '단일화하기 전에는 당이 공식 선대위를 발족할 수 없다'고 했다.
사무총장이 그렇게 말했다.
이게 말이 되느냐. 경선 과정에서도 작업이 있었다.
반드시 나중에 찾아서 엄중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8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단일화 회동에 나선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모습. ⓒ연합뉴스
한덕수 후보는 이어진 백브리핑에서 "단일화는 김 후보와 저 둘이서 결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고, 당원들이 추동력을 주고 있다"며 "김 후보와 제가 마음대로 우리 선호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믿는다.
좋은 결과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단일화가 안 되면 11일 이후 정계를 떠나느냐'는 질의에 "잘못된 정권에 우리 정부나 국민이 맡겨지는 일은 한강의 기적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현명한 우리 국민들이 그런 선택 하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고 동문서답식 답변을 했다.
김 후보가 경선 때 단일화 얘기를 안 했다면 출마 안 했을거냐는 질의에 한 후보는 "그래도 출마했을 거다.
6월3일이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선거라 출마했을 것"이라며 "단일화가 전제되지 않는 선거는 굉장히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될 것이고, 국민과 당원이 되도록 힘을 모아줄 것"이라고 답했다.
한 후보는 거듭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 등록은 맞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지도부가 강제하는 단일화로는 시너지 효과가 없다는 지적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 질의에 한 후보는 "저는 그 문제를 판단하지 않겠다.
다만 국민들의 민생과 통상마찰이 해결되려면 지금과 같은 분열과 갈등으로는 안 된다.
단일화는 그 때문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가 어느 쪽으로 되든 나는 김 후보를 열심히 돕겠다"며 "50년간 쌓은 모든 것을 모을 거고, (개헌연대 등) 제가 아는 많은 분과 힘을 모으고 합치도록 하겠다"고 했다.
백브리핑 중 질문 기회를 얻지 못한 기자가 마지막에 '비상계엄의 책임이 있는 국무위원들이 단일화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고 질문했으나 한 후보는 답변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계엄 책임 국무위원들 단일화 부적절하지 않나" 한덕수 답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