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KBS본부 “일부 시청자위원들, KBS 독립성 상습 훼손” ▲KBS 시청자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일부 KBS 시청자위원들이 연일 '부정선거 음모론' 보도·방송을 주문하자, "일부 KBS 시청자위원들의 극단주의적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는 내부 비판이 나왔다.
앞서 지난달 17일 KBS 시청자위원회 회의에선 부정선거 음모론의 확산 경로를 다룬 '추적60분-계엄의 기원' 편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캡틴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나타난 인물을 인터뷰하고, 그가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매체에 '선관위 중국인 간첩 99명 체포설' 정보원으로 활동한 사례 등이 담긴 편이었다.
이를 두고 홍승철 위원(행복을나누는복지법인 이사장·행복을나누는복지법인 추천)은 "한쪽 편 사람들을 희화화하고 극단적인 사고방식을 내세우는 위험한 사람들인 것처럼 오인하게 만드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만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문제가 많고, 절대 다수 국민이 선거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한다면 중앙선관위에 대한 취재, 대통령과 국민이 의문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다루는 것이 더 좋지 않나"라고도 했다.
KBS 사측이 '추적60분' 해당 회차를 편성삭제해 논란을 부른 책임은 묻지 않았다.
▲홍승철 KBS 시청자위원 일부 발언. 사진=언론노조 KBS본부 이상기 위원(THE AsiaN 발행인·한국기자협회 추천)의 경우 "사전 선거에서부터 문제가 있다면 그걸 다 끝까지 감시해 표가 잘못된 결과, 뒤집힌 결과라든지 아니면 내 표가 죽어서 나온다든지 이런 일이 없도록 KBS가 이번에는 역할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부정선거 의혹은 그간 법원에서 근거가 없다는 판결이 확정됐다.
지난달 4일 헌법재판소도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하며 부정선거 의혹 등을 근거로 한 비상계엄 선포는 "현저히 비합리적이거나 자의적"이라 일축했다.
그런데 KBS 시청자위원회에선 음모론을 비판적으로 다룬 보도를 문제 삼거나, '의혹을 해소하자'며 거듭해 음모론의 이슈화를 주문하는 일이 이어진 셈이다.
▲이상기 KBS 시청자위원 일부 발언. 사진=언론노조 KBS본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7일 성명에서 홍승철 위원을 향해 "자신이 믿고 있는 부정선거론의 실체가 하나 하나 까발려진 마당에 KBS에 공정성, 정확성, 균형성을 갖추라고 호통칠 수 있는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지 무척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이상기 위원을 두고도 "부정선거론이 사실인지 여부는 안중에도 없이 자기들 입맛에 맞는 주장을 해줄 사람을 찾아서 인터뷰해야 한다는 전직 기자협회장의 발상에 그저 어이가 없을 따름"이라고 했다.
이들은 "홍승철, 이상기 위원을 비롯한 일부 시청자위원들이 공영방송 KBS의 취재·보도 독립성을 심각하게 또 상습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일부 시청자위원들은 공영방송 KBS를 부정선거론과 음모론을 확산시키는 수단으로 삼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자중하라"고 요구했다.
나아가 KBS 사측을 향해 "건전한 상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관심도 가지지 않을 내용이 시청자위원회 회의 시간에 언급되는데도 사측은 간부들은 이에 항의하기는커녕 굽신거리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라며 "프로그램 책임자가 음모론을 신봉하는 시청자위원들의 망발에 부화뇌동하는 모습이 개탄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