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권영세 면전에 “지도부, 현재도 무소속 후보를 우리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 수단 동원“...권영세 “큰 지도자 되려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의원총회 모두 발언을 하다 공개 충돌하고, 권 위원장이 김문수 후보 옆을 보란 듯이 인사도 없이 나가버리자 김 후보도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 버렸다.
9일 국민의힘 의원총회는 당 지도부가 의총에 참석한 김문수 후보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김 후보도 모두 발언 시작 때 두 팔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의원들에게 사랑한다고 하는 등 화기애애하게 시작했다.
실제 첫 모두 발언에 나선 권성동 원내대표도 "우리 김문수 후보님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뜨겁게 살아오신 분이다.
여기 있는 107명의 국회의원은 모두 15대 국회에 등원하신 김문수, 홍준표 등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의 맹활약을 보고 자란 후배들"이라며 "경기지사 재임 시절에는 GTX, 판교 테크노밸리와 같은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하셨는데, 이재명 같은 구설수는 단 한 번도 없었던 그야말로 청렴결백의 아이콘이었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일주일 동안 우리 후보님과 의원님들 사이에 단일화를 둘러싼 이런저런 의견 차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오늘 의총이 후보님과 의원님들 사이에 허심탄회한 대화와 소통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
오해가 있으면 서로 풀고, 다시 하나로 똘똘 뭉쳐서 단일화를 이루고, 대선 승리를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우리 당원과 국민의 기대, 단일화에 대한 강한 열망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에서 제가 후보님께 다소 과격한 발언을 내놓은 바가 있다.
이 점에 대해 이 자리를 통해 후보님께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모두 발언에 나선 김문수 후보는 당 지도부를 맹비난했다.
김문수 후보는 "5월 3일 전당대회가 끝난 당일 저녁 7시에 저의 선거사무소를 찾아주신 당 지도부는 '5월 7일까지, 연휴가 끝나는 바로 그다음 날 12시까지 단일화를 하지않으면 안 된다'고 하셨다.
무소속 후보가 기호 2번을 달고 우리 당의 자금과 인력으로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꼭 7일까지 단일화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라며 "그날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제가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 우리 당에 입당도 하지 않은 무소속 후보가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도록 실무적으로 도와주기 위해서 모든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문수 후보는 "당 지도부는 현재까지도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부당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이 시도는 불법적이고, 당헌 당규 위반이며,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행위로 생각한다.
즉각 중단해 주시라"고 맹비난했다.
또한 "지금 당 지도부가 하는 강제 단일화는 실은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불과하다.
그래서 응할 수 없다"고 지도부의 단일화 로드맵을 단호히 거부했다.
세 번째 모두 발언에 나선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단상에 올랐다.
권영세 위원장은 "전당대회가 끝난 지 6일 되었는데, 이제라도 우리 김문수 후보님 의원총회를 방문해 주신 것을 환영한다"며 "그런데 내용은 솔직히 대단히 실망스럽다.
우리 의원들께서 기대하신 내용과는 완전히 동떨어졌다고 생각한다.
긴 말씀 안 드리겠다.
지도자라면 그리고 더 큰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짧게 말하고 바로 김문수 후보 옆을 지나 의원총회장을 나가버렸다.
권영세 위원장이 나가버리자, 앉아 있던 김문수 후보도 바로 일어나 의원총회장을 나가버렸다.
[영상] 권영세, 김문수와 공개 충돌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