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 “변화하는 사회적 감수성 겸허히 받아들인다” 제작 중단 발표
교원단체 “그루밍 범죄 미화”, “학생 보호라는 사회적 안전장치 파괴 행위”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 이미지.
초등학교 교사와 초등학생의 로맨스를 다룬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의 드라마화가 중단됐다.
해당 웹툰의 드라마화 발표 이후 교원단체들이 '그루밍 범죄의 미화'라고 지적하고, 웹툰보다 파장이 클 드라마화 제작 중단을 요구해왔다.
네이버시리즈, 카카오페이지 등 주요 웹툰 플랫폼에서도 해당 작품의 판매를 중지했다.
영상 제작사 메타뉴라인은 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사회적으로 제기된 여러 우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의 기획 및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메타뉴라인은 이어 "2015년 제작된 원작 작품에까지 새로운 부담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작가님께도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변화하는 사회적 감수성과 흐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신중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건강하고 의미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재된 작품으로, 지난달 27일 웹툰 플랫폼인 씨앤씨레볼루션과 영상 제작사 메타뉴라인이 판권 계약을 하면서 드라마 제작이 공식화됐다.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 이미지.
앞서 해당 웹툰의 드라마화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가 성명을 내고 △드라마 제작을 즉각 중단할 것 △교사-학생 간 윤리와 아동 보호 원칙을 훼손하는 콘텐츠 생산을 중지할 것 △자체 심의 규정을 정비하여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할 것을 요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초등위원회는 2일 "해당 작품은 웹툰 연재 당시에도 여러 차례 논란이 있었다"며 "소개글에서 이미 초등학교 선생님과 초등생 제자를 두고 연애와 진짜 로맨스를 언급하고 실제로 이를 묘사하거나 암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초등학생이 교사의 손을 잡고 고백을 연상케 하는 진지한 눈빛을 보내는 장면, 교사가 아이의 행동에 설레어 얼굴을 붉히거나 당황해하는 장면들"이라 지적했다.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의 소개글.
전교조 초등위원회는 "드라마는 웹툰이 아니다.
웹툰 장면을 실사로 만들면 파급의 크기가 다르다"며 "드라마는 시각적 연출, 음악, 배우의 표정과 대사 등을 통해 시청자에게 훨씬 더 직접적인 감정 몰입과 해석을 유도하는 매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성인인 교사와 초등학생 사이의 '설렘', '감정 흔들림', '위로'와 같은 장면은 자칫 연애 감정으로 오독되거나 미화될 수 있다"고 했다.
전교조는 "교육 현장 전체를 왜곡하고 교사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며, 무엇보다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마저 파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도 같은날 성명을 내고 "교사의 지위를 악용해 미성년 제자와 사적인 감정을 나누고 이를 연애 관계로 발전시키는 서사는 결코 로맨스나 판타지로 치부할 수 없는 명백한 그루밍 범죄의 미화"라며 "상업적 이익을 위해 아동을 이 같은 위험에 드러내는 것 자체가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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