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논객 조갑제 “극우, 더러운 곳에서만 살 수 있는 역사의 바퀴벌레”
음모론 절연 못 하는 국힘… “국민의힘 음모론 비판 안 하면 편승하는 것”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가운데 열린 한남동 인근 탄핵반대 집회에서 참가자가 성조기와 태극기를 들고 있다.
사진=윤수현 기자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극우세력이 주장하는 부정선거 음모론이 매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한길씨 등 극우 인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를 요청하는 등 부정선거 음모론 해결사로 나설 것을 요청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철저히 외면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보수 세력이 부정선거 음모론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극우세력은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부정선거 음모론을 증폭시킬 기회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반전 여론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중 윤 전 대통령을 철저히 외면하면서 이 기대가 무산됐다.
특히 전한길씨는 지난달 29일 자신이 운영하는 언론사 전한길뉴스에 기고문을 올리고 "윤 전 대통령은 인권이 유린된 채 점점 죽어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APEC 정상회담으로 한국을 방문한다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다 감옥에 갇힌 윤 대통령을 꼭 면회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 기간 중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한 차례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는 등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특별연설에서 "한국과 미국은 진지한 동맹국"이라며 한미관계가 굳건하다는 것을 밝혔다.
그간 극우세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밝혀낼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항공모함을 이끌고 와 윤 전 대통령을 구할 것이란 허위정보가 퍼지기도 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하며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여한 무궁화 대훈장. 사진=APEC 2025 KOREA 제공 이와 관련 보수 논객 조갑제 조갑제TV 대표는 지난 1일 SNS에 글을 올려 "경주 APEC 정상회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단을 최종적으로 매장시켰다"며 "트럼프가 와서 윤석열을 옥중에서 구출할 것이라든지 중국이 부정선거 원흉이라든지 계엄령이 계몽령이라든지 하는 소음에 귀 기울여 줄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 대표는 극우세력에 대해 "어둡고 더러운 곳에서만 살 수 있는 역사의 바퀴벌레"라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지난 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진실이라는 햇볕을 받으면 (부정선거 음모론은) 바퀴벌레처럼 생존할 수가 없다"면서 국민의힘이 부정선거 음모론과 절연할 때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국민의힘은 지금도 (부정선거를) 음모화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반박되지 않는 거짓말은 진실로 통한다고 하는데, 국민의힘이 이걸(부정선거 음모론을) 비판하지 않으면 음모론에 편승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조 대표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광주를 방문하기로 한 것에 대해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 손잡고 불법 계엄을 옹호하는 사람처럼 비추어지는데 광주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고 꼬집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이들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3일 최고위원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으로부터 존중받았다고 자랑했다"며 "성조기를 들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펼쳤던 극우 인사들은 이제 어쩌나. 반미 시위로 전환하시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에서 "이번 협상을 계기로 보수 진영에서 계속되는 근거 없는 주장들이 정리돼야 한다.
성조기와 이스라엘기를 흔드는 방식으로 외교를 풀 수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