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 연임 포기… KT “공정, 투명한 절차 통해 선임하겠다”
낙하산 논란 이어진 KT… 윤석열 정부, 전 대표이사 연임 포기 압박 논란도
▲ 서울 광화문 KT 본사. ⓒ 연합뉴스
소액결제 해킹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KT가 새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한다.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연임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그간 KT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정치권 압박과 낙하산 논란이 이어진 만큼, 이번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선 공정성이 최우선으로 보장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섭 KT 대표이사는 지난 4일 KT 이사회에 차기 대표이사 공개모집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올해 초까지 김 대표가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이번 소액결제 해킹 사태에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공모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이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김 대표에게 직접적으로 사퇴를 요구했고, 이에 김 대표는 "합당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KT 이사회는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
KT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공개모집과 주주 추천 등 절차를 통해 대표이사 후보군을 구성한다.
공개모집은 오는 16일까지 진행되며 이어 서류·면접 심사를 통해 최종후보가 확정된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KT는 2002년 민영화 이후 대표 교체기마다 정치권 입김에 의한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직전 대표이사인 구현모 전 대표는 지난 2022년 연임 도전에 나섰으나 국민연금이 공개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재공모에서 이사회는 KT 출신 윤경림 전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을 대표이사 후보자로 내정했으나 KT를 향한 정치권 압박과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사임했다.
구현모 전 대표이사와 윤경림 전 사장은 지난달 21일 열린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권의 압박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구 전 대표는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해 "회사에 있던 기존 프로세스에 따라서 (연임을) 했는데, 당시 대통령실에서 (정확히) 대통령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엄청 화를 냈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이관섭 정책기획수석이 아는 사람을 통해 나한테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이야기를 전해 왔다"고 했다.
윤경림 전 부문장 역시 "최종 대표 후보로 선정되자마자 들어보지도 못했던 시민단체가 고발했다.
바로 다음 날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가 수사를 착수했다"며 "이 정도 되면 압박이라고 생각을 했다.
여러 경로를 통해 주변 지인들이 '용산의 분위기가 너무 안 좋으니 빨리 그만두는 게 좋겠다'는 강한 권유를 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KT새노조는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해킹 사태의 철저한 수습과, KT의 재도약을 이끌 새로운 CEO 선출이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첫째, ICT 전문성"이라며 "정권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KT는 국민의 통신망을 책임지는 국가기간통신사업자로서, CEO 선임 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하며, 그 전 과정과 결과를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킹 사태에 연임 포기한 KT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