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하루 앞두고 대(對)중국 관세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부과한 145%에서 80%로 인하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대중국 관세는 80%가 적절할 것 같다"며 "스콧 B(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에게 달렸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오는 10일 스위스에서 시작하는 미중 무역협상의 미국 측 수석대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게시글 직전에 올린 게시글에서는 "중국이 미국에 시장을 개방해야 하고 개장하는 게 중국에도 좋을 것"이라며 "시장 폐쇄는 더이상 효과가 없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20일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잇따라 인상해 이 기간에만 총 145% 관세를 추가했다.
중국도 이에 맞서 125%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중 양국간 무역은 지난 4월 초 이후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대중국 관세율 80%는 전날 뉴욕포스트를 비롯한 일부 미국 언론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50%대까지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캡처. 외교통상가에선 다만 관세율 숫자 자체가 의미가 있기보다는 협상을 앞둔 '샅바싸움'의 성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중 양국간 협상이 시작되는 만큼 앞으로 관세율이 인하된다면 일방적인 통보보다는 합의에 따라 서로 같이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80% 관세 인하 언급은 협상을 앞두고 던진 일종의 견제카드로 풀이된다.
중국과의 무역·관세전쟁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중국에 드러낸 것이라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선트 장관에게 달려있다"고 언급한 것은 베선트 장관에서 상당한 재량을 부여한 동시에 협상이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책임 논란을 미리 분산시키려는 포석으로도 보인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10∼11일 스위스에서 첫 공식 무역·경제 대화를 할 예정이다.
미국에선 베선트 장관과 함께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가, 중국에선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수석대표로 나선다.
한편 '관세전쟁' 돌입 이후 첫 무역 합의를 영국과 전날 타결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추가로 올린 글을 통해 "많은 무역합의가 준비되고 있다"며 "모두가 훌륭한 것들"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