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월 비아파트 준공
4년 전 대비 6분의1 수준
빌라 세입자 구하기 어려워지며
매매 수요 줄고, 공급 덩달아 감소
서울의 한 빌라촌 전경. [매경DB]
전세사기로 인해 촉발된 비(非)아파트 공급 절벽이 심화되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실적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내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준공은 1813가구로 작년 동기(2954가구) 대비 38.4% 감소했다.
4년 전인 2021년 1~5월(1만517가구)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은 2020년∼2023년 매년 2만2000가구∼2만5000가구씩 준공됐다.
하지만 2023년엔 1만4124가구, 작년엔 6512가구로 급감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이 2만702가구인 것과 비교하면 뚜렷하게 대비되는 실적이다.
비아파트 준공 물량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전세 사기’ 여파로 분석된다.
전세 사기가 주로 빌라 등 비아파트에서 발생하며 빌라 전세 수요가 크게 줄었다.
비아파트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지며 기존 보증금보다 전셋값을 낮추는 ‘역전세’ 현상도 심화됐다.
보통 빌라 등 비아파트는 매매엔 매맷값과 전셋값 차이가 적은 점을 이용한 ‘갭투자’가 많이 이용된다.
하지만 세입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며 빌라 매매 수요도 크게 줄어 주택 사업자도 공급을 꺼리게 된 것이다.
한편 정부는 비아파트 시장을 살리기 위해 작년과 올해 2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빌라를 사들인 뒤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신축 매입임대’ 11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 1주택자가 빌라를 사서 단기임대로 등록하면 1가구1주택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는 6년 단기임대 제도를 부활시켰다.
이런 제도 개선을 통해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다소 늘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1~2년 뒤 비아파트 공급 물량을 가늠할 수 있는 다가구·다세대·연립 인허가는 1∼5월 2098가구로 작년 동기(1263가구)보다 66.1% 증가했다.
그러나 2022년 1월∼5월(8549가구) 수준엔 한참 못 미친다.
정부가 6·27 대출 규제로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90%에서 80%로 강화한 것도 비아파트 시장엔 악재다.
보증 비율 강화에 따라 세입자의 전세 대출 한도가 더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전세가율이 아파트에 비해 높은 비아파트 입장에서는 보증 비율 강화에 따른 대출 한도 감소가 역전세를 더 부추길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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