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시아파 명절 맞에 첫 공식 석상 등장
이스라엘 중심의 거짓 전선에 "굴복하지 않는다" 강조
이란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5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시아파 명절 '아슈라' 전날 애도식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이스라엘의 공습 직후 지하 벙커에 피신했다고 알려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공습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스라엘을 포함한 유대 민족주의에 굴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카타르 범아랍 매체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5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이슬람 시아파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시아파 최대 기념일인 ‘아슈라’ 전날 열린 애도식이었다.
아슈라는 약 1400년 전에 이슬람 수니파와 갈등으로 순교한 3대 이맘(시아파 최고 성직자) 후세인 이븐 알리를 기리는 행사다.
올해 85세의 하메네이는 이날 검은 옷을 입고 행사에 참석해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이란은 무슬림 수호자가 이끄는 전 세계적 저항의 중심축이며 시오니즘(유대 민족주의)은 거짓 전선의 주축"이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이란은 절대 거짓 전선에 굴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36년 동안 이란을 통치하고 있는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이 지난달 13일 이란을 공습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외신들은 관계자를 인용해 그가 가족들과 함께 지하 벙커로 피신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이란과 휴전 다음날이 지난달 26일 인터뷰에서 "우리는 하메네이를 제거하기를 원했으나 작전상 그럴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시야에 들어왔다면 제거했을 것"이라고 했다.
카츠는 '하메네이 제거'에 미국의 동의를 받았냐고 묻자 "이런 일에 허락받을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같은 날 하메네이는 영상 연설에서 "위대한 국가 이란이 시온주의자의 가짜 정권, 이스라엘에 승리를 거둔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항복을 요구한 점에 대해 "이란의 문화적, 문명적 풍요로움은 미국과 그 일당보다 수백 배는 크며 이란의 항복을 기대하는 것은 헛소리"라고 강조했다.
서방 외신들은 지난달 벌어진 12일짜리 전쟁으로 하메네이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에서는 이번 전쟁 때문에 최소 93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의 사망자는 최소 28명으로 알려졌다.
이란 최고지도자, 지난달 전쟁 이후 첫 등장 "굴복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