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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의 단일화 재협상이 30분도 안돼 결렬됐다.
양측은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국회 본청에서 이양수 사무총장 주재로 비공개 단일화 협상에 돌입했다.
김 후보 측에서는 김재원 비서실장 등 2명이, 한 후보 측에서는 손영택 전 총리비설장 등 2명이 참석했고, 당 지도부에서는 이 사무총장과 신동욱 수석대변인이 참석했다.
김 후보 측은 지지 정당과 관계없는 여론조사를, 한 후보 측은 국민의힘 경선 방식인 당원 50%와 '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된 여론조사 50%를 각각 주장했다.
김 후보 측 김재원 비서실장은 단일화 협상 후 기자들과 만나 "협상이라는 것이 뭔가 맞아야 하지 않느냐. 저는 비교적 합리적 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 측은 단일화 방안으로 ARS 여론조사를 제안했다.
특히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를 진행하는 만큼 정당 지지 여부 등을 묻지 않는 방안을 요구했다고 김 비서실장은 전했다.
김 비서실장은 "한 후보 측은 우리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을 내놨다"면서 "당 지지도, 당 지지 여부를 묻지 않는 설문을 구성하자고 했는데 그건 절대 안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대리인인 김재원 비서실장(왼쪽)과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대리인인 손영택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단일화 협상 관련 회동을 마치고 각각 브리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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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국민의힘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하는데 지지 정당을 묻는 것은 근복적으로 잘못된 일"이라면서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무소속 후보자를 뽑는 과정에서 당원을 동원하는 것은 불법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캠프사무실로 가서 대기하기로 했다.
(한 후보 측의) 연락이 온다면 다시 올 수 있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면서 정당에서 선출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모욕하는 처사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 후보 측 손영택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저희가 생각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은 김문수 후보가 승리했던 그 방식"이라면서 "그걸 받지 않아서 협상이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손 전 비서실장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선출하는 단일화 방법은 절대 동의할 수 없는 원칙"이라면서 "국민의힘 후보를 선출하는 것으로 당원 조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 당원 K-보팅이 합리적이지 않느냐고 제안했지만, 그 방법도 (김 후보 측이) 동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양측은 이날 오후 10시30분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협상 결렬…여론조사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