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앞두고 대중 관세를 80%로 인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트루스소셜)에 “대중 관세는 80%가 맞을 듯하다”고 적었다.
이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거론하며 “스콧 B에게 달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한 뒤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145%까지 부과했다.
중국은 이에 맞서 125%의 보복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베선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0일부터 이틀간 스위스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를 만나 처음으로 무역·경제와 관련해 공식 대화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과의 관세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카드로 ‘유화책’을 쓰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미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 중 하나다.
USTR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중국에 1435억달러 상당의 상품을 수출했고, 4389억달러어치 상품을 수입했다.
美재무·中부총리 협상 앞두고 관세 인하 유화책 꺼낸 트럼프 145% 고집하다 한발 물러서…"美에 시장 개방해야" 강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 선서식을 연 뒤 ‘중국을 협상장으로 데려오기 위해 (중국에 부과한) 145% 관세를 철회할 용의가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없다”고 잘라 대답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9일 기존 입장을 바꿨다.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앞두고 대중 관세를 80%로 인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바라는 유화 조치를 미국이 먼저 취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중국 정부는 미국이 먼저 관세 공격을 가한 만큼 해당 조치를 시정하지 않는다면 협상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내비쳐왔다.
이번 주말 예정된 협상에서 미국 정부는 중국과 ‘불공정한 무역 관행’ 해결에도 나설 것이란 예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중 추가 관세 80%’ 내용을 트루스소셜에 올리기 직전 “중국은 미국에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이는 중국에 아주 좋을 것”이라며 “폐쇄된 시장은 더 이상 효과가 없다”고 적었다.
전날 친트럼프 성향 매체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145% 추가 관세를 50~54%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발표한 ‘80% 관세율’은 이 같은 보도보다 높은 것으로, 중국과의 협상을 위해선 여전히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CNBC는 “이 수치(80%)는 여전히 무역의 금수 조치로 간주할 수 있고, 영국과 체결한 10% 기본관세보다 훨씬 높다”며 “80% 관세가 중국에 대한 장기적인 관세율이 되길 원하는지, 협상의 한 단계로 봐야 할지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한편 미·중 관세 전쟁이 본격화했음에도 중국의 수출은 늘어나고 있다.
중국 관세청은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8.1% 증가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수입은 0.2% 줄었다.
수출 증가율은 시장 예상치(1.9~2.0% 증가)를 뛰어넘었다.
다만 지난달 중국의 대미 수출은 330억달러로 전월보다 17.6% 감소했다.
대미 수출 감소를 동남아시아, 유럽연합(EU) 등 다른 지역으로 ‘밀어내기 수출’을 통해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對中 관세 80%가 적절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