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협상 하루 앞두고 기싸움
“많은 무역합의 준비 중”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하루 앞두고 대중국 관세를 80%로 조정하는 방안을 언급하며 중국의 시장 개방을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대중 관세는 80%가 적절해 보인다!(seems right)”며, 협상의 실무를 맡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을 지목해 “스콧 B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베센트 장관은 10일부터 스위스에서 열리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 측 수석대표로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글에 앞서 “중국은 미국에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이는 중국에도 큰 이익이 될 것”이라며 “폐쇄된 시장은 더 이상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잇따라 인상해 현재 총 145%의 관세를 부과 중이며, 중국은 이에 대응해 125%의 보복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전날 뉴욕포스트 등 일부 미국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국 관세율을 50%대로 인하하는 협상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제시한 80% 관세는 언론 보도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실제 수치보다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기싸움’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양국은 모두 100%를 넘는 초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상황으로, 인하가 이뤄지더라도 상호 합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율을 대폭 낮출 것이라는 보도에 선을 긋고, 협상에서 쉽게 양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또 베센트 장관에게 협상 전권을 맡겼다는 듯한 발언은 그에게 재량권을 준 것처럼 보이지만, 협상이 실패할 경우 책임을 분산하려는 포석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과 중국은 10~11일 스위스에서 첫 공식 무역·경제 대화를 갖는다.
 미국에서는 베센트 장관, 중국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각각 수석대표로 나선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영국과 첫 무역합의를 타결한 뒤 트루스소셜에 “많은 무역합의가 준비되고 있다.
 모두 훌륭한 것들”이라고 밝히며 연쇄적인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