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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술을 마시는 ‘술먹방’을 하고 오토바이 운전을 한 40대가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했지만, 결국 처벌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1단독 (부장판사 송종환)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42)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7월 10일 오후 9시경 춘천시 약 1.3km 구간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5% 상태로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오토바이를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사건당일 식당에서 술을 마시면서 인터넷 방송(술먹방)을 진행했고, 자신의 오토바이를 운전해 집으로 돌아왔다.
경찰이 그를 적발해 음주 측정한 시간은 그가 집으로 돌아온 이후였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식당에서 마신 술은 소주 1잔과 맥주 1잔에 불과했다”라며 집으로 돌아온 뒤 술을 추가로 마셨기 때문에 운전 당시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 수치인 ‘0.03% 이상’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 씨 주장대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할 경우 0.03%에 미치지는 못한다고 봤다.
위드마크 공식은 음주운전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났을 때 마신 술의 종류와 양, 체중을 등을 계산해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기법이다.
하지만 A 씨가 식당에서 진행한 술먹방에서 음주운전 증거가 나왔다.
영상 속에서 그는 주장과 달리 소주와 맥주를 다량 마시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그의 주장을 신빙성 없다고 봤다.
이외에도 A 씨는 사건 발생일로부터 이틀 뒤에 지인에게 ‘집에서 술을 먹었다고 우겼다’라거나 ‘소주 1잔, 맥주 1잔 먹었다고 우겨야지’라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A 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마신 음주량에 대한 진술을 지속적으로 번복하기도 했다.
그는 처음에는 소주 1∼2잔을 마셨다고 했다가, 음주 측정 뒤에는 3∼4잔이라고 번복했다.
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을 때는 깡소주를 마셨다고 했고, 그 뒤에는 소주 반병을 500㏄ 잔에 마셨다며 번복했다.
그는 경찰관이 집에 오기 5분 전 소주를 마셨다고 주장하면서도 제시한 소주병은 물기 하나 없는 깨끗한 빈 병이었다.
재판부는 이같은 점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A 씨의 음주운전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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