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보령과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미래교육원 대강당에서 한국 초등학생이 그린 그림 20점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페기 윗슨 액시엄 스페이스 유인 우주비행 책임자가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윗슨 박사와 통신이 연결되자 행사장은 환호가 가득 찼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안녕하세요. 저는 우주인 조니 김입니다.
한국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항상 궁금한 마음을 간직하세요. 힘든 순간도 기억하세요. 그럼 우리가 반짝이는 별들 사이에서 만날 수 있을 겁니다.
”
한국계 미국인 우주 비행사인 조니 김은 5일 보령이 개최한 ‘휴먼스 인 스페이스(Humans In Space·HIS) 유스 수상작 우주정거장 그림 발표’ 행사의 축사를 통해 우주인을 꿈꾸는 한국의 초등학생들에게 이 같은 격려의 말을 전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미래교육원 대강당에서 열린 이 행사는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내진 한국 초등학생의 그림 20점을 ISS에 머무는 우주 비행사가 직접 소개하는 생중계 프로그램이다.
이날 그림을 소개한 페기 윗슨 액시엄 스페이스 유인 우주비행 책임자는 남도윤, 성시완 학생이 그린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처음으로 소개하며 “우주 엔지니어와 트롬본 연주자가 외계인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윗슨 박사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미국인 중 가장 오랜 시간 우주에서 체류했으며, ISS를 총괄했던 베테랑 우주 비행사다.
한국과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와 함께 ISS에 머물며 임무를 했던 인연이 있다.
이번에 ISS로 올라간 한국 초등학생들의 그림은 2008년 이소연 박사가 한국인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간 이후 17년 만에 우주에 올라간 한국 창작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당시 이 박사는 ‘훈민정음’과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이 새겨진 스카프 등으로 한국문화를 소개했다.
이날 소개된 그림 20점은 ‘우주정거장에서 나의 하루를 상상하며 그림’이라는 주제로 그려진 것으로, 800여 명의 참가자들 간의 치열한 경쟁 끝에 선발됐다.
이 그림들은 보령이 투자한 미국의 우주 스타트업 액시엄 스페이스의 유인 우주인 계획인 ‘액시엄 스페이스 미션 4(AX-4)’를 통해 지난달 2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휴먼스 인 스페이스(Humans In Space·HIS) 유스 수상작 우주정거장 그림 발표’ 행사가 끝나고 참가 학생들과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은 페기 윗슨 박사와 통신하기 전 구령에 맞춰 “안녕하세요. 윗슨 박사님(Hello, Dr. Whitson)”이라고 외치며 들뜬 모습이었다.
자신의 그림이 소개되자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영상을 찍기도 하고, 행사 중간에 그림이 잘못 소개되는 해프닝이 일자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우주정거장의 WONDERFUL한 하루’라는 그림을 그린 김시훈 학생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신비로운 우주에 소개됐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행사 후 기자들에게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 “우주에 대해 많은 분이, 특히 어린 세대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거리감을 줄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아이들이 컸을 때 우리나라도 주도적으로 우주라는 공간을 스스로 탐사할 수 있느냐 없느냐 따라 미래가 달라질 거라 생각해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령과 함께 이번 행사를 주관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정우성 이사장은 “과학문화와 교육 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분야도 기존 기업 대신 새롭게 도전하는 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새 영역을 개척할 것”이라며 “우주라는 산업이 기존 전통적 산업 외로도 확장되듯 여기서도 새 지평 열어가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한국 청소년 그림 20점이 우주로”…우주정거장서 생중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