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집값 3.15% 최대 상승
마포구 1.74%, 강남3구도 오름세
“추가규제 거론에 되레 호가 올라
대출규제론 매수세 못막아” 지적
서울 성동구 금호동 ‘신금호파크자이’ 전용면적 59㎡가 6일 18억1000만 원에 매매됐다.
정부의 대출 규제 직전인 6월 21일 18억 원이 가장 높은 가격이었는데 석 달 만에 1000만 원이 더 오른 것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규제지역 확대, 토지거래허가제 적용 등 추가 규제 얘기가 나오면서 호가가 오르고 매수 문의가 늘었다”며 “‘추가 규제 전에 사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했다.
6·27 대출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상한이 6억 원으로 제한된 뒤 성동구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규제 당시에는 성동·마포·광진구와 강남권 등 9억 원 초과 아파트 밀집 지역은 오름세가 꺾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반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출규제가 오히려 ‘똘똘한 한 채’ 현상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규제 이후 성동구 집값 3% 넘게 올라 1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를 분석한 결과 6·27 대출규제 시행 직후인 6월 30일부터 9월 8일까지 성동구 아파트 가격 누적 상승률은 3.15%로 서울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 전체의 누적 상승률(1.36%)의 2배를 훌쩍 넘는다.
실제로 이달 성동구 행당동 행당서울숲푸르지오는 전용 59㎡가 14억7500만 원, 지난달 14일에는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 1차 같은 면적이 28억5000만 원으로 각각 역대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출규제 이후 관망세였다가 다시 매매 문의가 늘고 있다”고 했다.
마포구 역시 1.74%로 서울 전체보다 더 올랐다.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가 24억7500만 원에 매매되며 6월 27일 직전 최고가인 24억5000만 원을 두 달 만에 넘어섰다.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주에 한 집주인이 실거래가보다 2억 높여 집을 내놨다”며 “연말까지 더 오를 거라고 보고 지금 내놓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송파구는 3.13%로 성동구 다음으로 높았고, 서초구 2.17%, 강남구 1.48%로 집계됐다.
반면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은 상승폭이 적었다.
중랑구는 0.25% 상승하며 서울에서 누적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노원 0.61%, 성북 0.51%, 금천 0.44%, 은평 0.36% 순이었다.
● 8월 들어 ‘한강벨트’ 거래량 다시 늘어 아파트 거래량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성동구 아파트 거래량은 7월 184건에서 8월 199건으로 늘어났다.
마포구도 같은 기간 131건에서 156건으로 늘어났다.
대출규제 이후 관망세이던 매수자들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성동·마포구가 토허제 구역이나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현금 부자’들의 매수세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토부는 9·7 공급대책에서 국토부 장관의 토허제 지정 권한을 공공개발사업 외에도 ‘주택시장 과열 시’ 등으로 확대하는 안을 발표했다.
규제지역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50%에서 40%로 강화됐다.
토허제는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를 차단할 수 있다.
정부가 마포·성동구 등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면 대출한도를 현재의 6억 원 규제보다 더 줄일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규제로는 현금 부자의 매수세를 막을 수 없다”며 “‘똘똘한 한 채’ 심리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6·27규제로 ‘똘똘한 한채’ 더 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