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3대 문학상 수상’ 켄 리우 방한
“기술 없인 인간 존재 온전할 수 없어
AI로 어떤 예술 만들 수 있을지 기대”
켄 리우 작가는 대표작 ‘종이 동물원’의 주인공에 대해 “자기가 태어나 살아온 익숙한 문화를 떠나는 영웅적 행동을 한 사람”이라며 “이런 분들을 기리는 글을 쓰고 싶었다”고 했다.
황금가지 제공 “인공지능(AI)을 사용해 인간이 어떤 예술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꿈을 꿉니다.
AI가 없었을 땐 들려줄 수 없었던 이야기를 인간이 할 수 있게 된 가능성. 이것이야말로 놀랍고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까요.” 소설 ‘종이 동물원’ 등으로 널리 알려진 중국계 미국 작가 켄 리우(49)는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리우 작가는 2011년 발표한 단편 ‘종이 동물원’으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과학소설(SF) 문학상인 휴고상, 네뷸러상과 권위 있는 판타지 문학상인 세계환상문학상을 모두 받았다.
제1회 MCT페스티벌 참석을 위해 방한한 그는 15일 간담회에서 “인간(의 노동)이 AI에 의해 대체되지 않을까, 보상은 누가 해줄까라는 우려는 매우 단기적인 관점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리우 작가는 카메라가 등장하며 시각예술이 발전하고 현실을 표현할 다양한 방법이 생긴 것처럼, AI의 탄생은 곧 새로운 형태의 예술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론 미스터리 소설도 독자가 용의자를 취조하는 방식으로 쓰일 수 있다”며 “용의자 안에 다양한 스토리를 집어넣어서 독자와 상호작용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하나의 예시일 뿐, 훨씬 더 흥분되고 신나는 새로운 이야기들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리우 작가는 “기술을 인간과 구별되는 악(惡)으로 정의하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기술이 인간을 위협하는 식으로 많이 묘사되지만, 사실 기술은 인간 본성과 가치관의 표현이라는 인식이다.
“친구와 소통하려 하는데 전화기 없이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 저는 아내 빼고는 전화번호도 기억하지 못하는걸요. 기술 없이는 인간을 이해하기도 어려워요. 개미집 없이 개미라는 종을 생각하거나, 벌집 없이 벌이라는 존재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처럼요.” 어릴 적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리우는 로펌 변호사, 마이크로소프트 프로그래머 등으로 일한 이력이 있다.
중국 SF ‘삼체’를 미국에 처음 알린 번역가이기도 하다.
평소에도 다양한 자극을 얻기 위해 의료와 환경, 프로그래밍 등 분야를 막론하고 과학 콘퍼런스에 자주 다니고, 과학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다.
“제 모든 커리어는 저의 관심사에서 비롯됐어요. 글쓰기가 프로그래밍이나 변호사의 일처럼 경제적으로 많은 보상을 받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작가가 됐습니다.
미래는 타인이 아닌 각자 개개인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나 자신의 힘이 가장 중요합니다.
“기술은 인간 본성… AI로 이야깃거리 풍성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