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6·27 대출 규제와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적용의 영향으로 이달 들어 가계대출 폭증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폭은 규제 시행 전후로 70%가량 급감했고,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신청액도 절반가량 줄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3일 기준 755조1331억원으로 지난달 말(754조8348억원) 대비 2983억원 증가했다.
이는 영업일 하루 평균 994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지난달 1영업일 평균 3554억5000만원씩 늘어나던 것과 비교하면 72%나 급감했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뉴스1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과열되고 3단계 DSR 적용 전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달 동안 총 6조7536억원 늘어나며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규제 시행 이후로 신용대출 잔액은 아예 감소 전환했다.
지난 3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104조4021억원)에서 635억원 줄어든 104조3386억원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이 지난달 27일 규제 발표 직후 비대면 신용대출을 중단한 점도 증가 폭 둔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주담대의 경우 실제 대출 시행까지 1∼3달 시차가 발생하는 만큼 최소 8월 말 이후가 돼야 규제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지난 3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전월 말보다 4059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신청액 추이를 보면 주담대 증가 폭도 크게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규제 직전인 지난달 23∼27일 7400억원대였던 일평균 대출신청액은 규제 이후인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일평균 3500억원대로 약 53% 감소했다.
당장 가계대출 안정세를 속단하기보단 금융권이 6·27 대출 규제로 중단됐던 비대면 대출을 본격적으로 재개한 뒤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주요 시중은행은 대부분 이달 초 비대면 신용·전세대출을 재개했으며 우리은행이 이달 7일, 농협은행이 8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영업을 재개한다.
그러나 비대면 주담대는 국민은행을 제외한 5대 시중은행에서 불가하고, 국민은행도 28일 이후 계약 건에 대한 주담대는 받지 않고 있다.
비대면 대출이 중단되면 ‘개점휴업’ 상태가 되는 인터넷전문은행도 사정은 비슷하다.
케이뱅크는 지난 3일 신용대출 영업을 재개했으나 주담대는 아직이다.
케이뱅크는 아파트담보대출 외 대출 영업만 재개했다.
토스뱅크는 주담대 상품이 없어 별도 중단 없이 신용대출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은행권은 향후 추이를 살피면서 가산금리 등을 통해 가계대출 억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최근 집값 안정화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자 은행권은 이례적으로 신용대출보다 주담대에 더 높은 금리를 매기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 관련 대출 감소세는 8∼9월부터 나타날 전망”이라며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치가 크게 줄면서 앞으로도 증가세는 한풀 꺾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6억 한도’ 초강력 규제에 가계대출 70% 급감…주담대 반토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