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유신체제 아래에서 자유언론운동에 헌신한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2대 위원장, 안종필(1937∼1980) 기자의 삶을 재구성한 평전이다.
  한국기자협회보 선임기자인 저자는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와 함께 안종필의 유족 및 지인들의 증언을 토대로, 권력의 억압에 맞서 싸운 안종필의 삶을 면밀히 조명한다.
  동아투위 안종필 평전 김성후 지음 / 자유언론실천재단 /2만 원 책에 따르면 안종필은 한국 자유언론운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인물이다.
1974년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에 적극 참여했으며, 정권의 동아일보 ‘광고탄압’ 이후 해직의 광풍이 몰아칠 당시에는 한국기자협회 동아일보 분회장을 맡아 제작 거부 농성을 주도했다.
유신의 폭압이 절정에 달하던 1977년 5월에는 동아투위 2대 위원장에 선출돼 자유언론 실천운동의 선봉에 섰다.
    그는 법정에서 이렇게 진술했다.
 “긴급조치는 국가 위기 등 긴급사태에만 발동되어야 하는 인위적인 것이지만, 언론자유는 하늘이 내려주신 것입니다.
인간은 자유언론적 동물입니다.
따라서 자유언론은 긴급조치 이전의 것입니다.
구치소에 있어 보니 듣고, 보고, 말하는 것이 인간의 존재 양식, 바로 그 자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듣고 보고 말하지 못하면 미치고 맙니다.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유언론이 보장되지 않으면 썩고 미치고 맙니다.
”  본문 「긴급조치 9호 법정에서」   책은 안종필이라는 이름은 들어봤지만 정작 그의 삶을 잘 모르는 독자들에게 그를 제대로 소개한다.
평범했던 한 기자가 어떻게 자유언론의 물결에 동참하게 되었는지, 유신독재에 맞서 형극의 길인 동아투위 위원장직을 맡기로 결단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는 기성 언론이 보도하지 않던 민주화운동 관련 사건들을 ‘동아투위소식’에 실었다가 투옥되었고, ‘서울의 봄’이 무르익던 1980년 출옥하자마자 마흔셋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짧지만 치열했던 그의 생애는 주변 인물들의 증언과 방대한 자료를 통해 되살아난다.
  책은 ‘신동아 사태’, ‘3선 개헌안’, ‘광고탄압’ 등으로 상징되는 권력과 언론의 충돌도 상세히 다룬다.
관련자들의 생생한 증언은 그 시절을 몰랐던 세대에게 역사적 맥락을 전달한다.
  저자는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안종필의 일대기를 그려내며, 그와 인연을 맺은 20여 명을 인터뷰했다.
특히 안종필이 수감 중이던 시기 가족과 동료들과 주고받은 편지 및 접견 기록을 45년 만에 발굴해 처음 공개했다.
    저자는 “기사를 쓰고 싶어도 쓸 수 없었던, 참담했던 시절,  ‘기자인 것이 부끄럽다’고 말한 언론인 안종필의 삶은 여전히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분투하는 현재의 기자들에게 주는 교훈은 작지 않다”고 말했다.
“자유언론이 보장되지 않으면 썩고 미치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