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40대 남성 1명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되고 50대 남성 1명이 실종된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 맨홀 내부 모습. /인천소방본부
인천 계양구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계양IC 인근 도로 맨홀에서 작업 중이던 남성 2명이 의식을 잃거나 실종돼 소방 당국이 구조 작업에 나섰다.

6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2분쯤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계양IC 인근 한 도로 맨홀 안에서 A(48)씨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CPR(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받으면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호흡은 돌아왔으나 의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또 맨홀 안에서 작업을 하다 실종된 B(52)씨를 소방관 등 60여명의 인원을 투입해 찾고 있다.

사고 당시 수심은 약 50㎝ 정도였고, 유속은 초속 1~2m의 속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실종자 B씨가 관로에서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인근 하수처리장까지 이어지는 관로 약 1.1㎞를 대상으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구조대가 진입할 수 있는 구간은 안전 장비를 갖춘 인원을 투입하고, 구조대 진입이 어려운 구간은 수중 드론 등을 활용해 수색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맨홀 안에 사람이 빠져 있다”는 다른 작업자들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소방 관계자는 “구조대가 하수관으로 내려가는 중 일산화탄소, 황화수소 가스 등 73종의 가스를 감지하는 경보기에 경보음이 울렸다”며 “B씨는 일산화탄소와 황화수소 등 유독 가스에 질식된 것으로, A씨는 추락한 것으로 각각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지상부에서 신호수 역할을 하던 동료 작업자 등은 B씨가 먼저 맨홀 안으로 들어갔다가 지상으로 올라오던 중 약 10m 깊이의 관로 바닥으로 떨어졌고, A씨가 떨어진 B씨를 구하러가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당시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인천환경공단이 발주한 ‘차집관로 GIS(지리정보시스템) 데이터베이스 구축 용역’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이날 관로에 들어갔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카메라 등을 활용해 내부 구조 등 현황을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했으며, A씨는 이 업체 대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관계자는 “작업자들이 따로 안전 장비 등을 갖추지 않고 작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들과 함께 나섰던 작업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6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맨홀에서 구조 작업 중인 소방 당국./인천소방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