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펀드 등 대미 협상 교착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본부장이 한미 관세협상 관련 후속 협의를 위해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워싱턴 DC로 출국하고 있다/ 뉴시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두 차례 면담을 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귀국한 지 하루 만이다.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는 난항인 가운데, 일본 차·부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16일부터 27.5%에서 15%로 인하될 예정이다.
25% 관세를 물어야 하는 한국차는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여 본부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고위급 인사의 릴레이 방미 목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정부가 전방위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 본부장은 방미 기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나 지난 7월 말 한미가 합의한 농산물 검역 과정 개선, 자동차 안전 규정 완화 등 비관세 장벽 개선 조치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간 이견이 첨예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펀드’에 대한 우리 입장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여 본부장은 “(이 과정에서) 농산물의 신규 개방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자동차와 부품에 매겨지는 대미 관세 25%로 피해가 크다는 지적에는 “균형 잡힌, 공정한 협상 결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자동차 관세에 따른 대미 수출 타격 때문에 미국이 요구하는 형태의 ‘3500억달러 대미 투자’에 섣불리 동의해줄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합리·공정성을 벗어난 어떤 협상도 하지 않겠다”는 발언과 같은 취지다.
한편, 일본 차·부품에 대한 관세가 16일부터 현행 27.5%(기본 관세 2.5%+품목 관세 25%)에서 15%로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반도체·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 5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이행한다’는 취지의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일본 차·부품 관세 인하’ 행정명령을 끌어냈다.
일본 정부는 “지난 9일 해당 행정명령이 연방 관보에 공식 게재됐고 7일 이내 상무부가 수정된 관세율을 공고하도록 돼 있다”며 “16일 발효될 전망”이라고 했다.
이 경우 일본은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차·부품 관세를 내린 국가가 된다.
한일의 자동차 관세는 각각 25%와 15%로 역전돼, 우리 차 업계는 미국 시장에서 버거운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미 현대차·기아는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의 차 관세 정책 때문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잃었고, 올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 감소했다.
한국 25%·일본 15% 한일 車 관세 역전… 통상본부장 미국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