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에 주는 가중치 없애고
권리당원과 같이 1인 1표 추진
더불어민주당 내 강성 지지층인 ‘개딸’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 강해질 전망이다.
당내 경선에서 국회의원의 영향력이 강하게 미칠 수 있는 대의원에게 일반 권리당원과 똑같은 1표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과거 대의원 1표 가치는 권리당원 100표와 같을 때도 있었지만 현재는 17표 정도로 확 줄었다.
정청래 대표는 ‘당원 주권 정당’을 앞세워 당원 권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한 첫 단계로 지명직 최고위원에 처음으로 평당원인 박지원 변호사를 임명했다.
박 변호사는 지난 9~10일 전 당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5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정 대표가 앞으로 최고위에서 추천하는 모든 공직 후보자 추천 과정은 공모를 원칙으로 할 것을 확인했다”며 “당원 중심 정당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당대표 선거 공약이었던 당원주권정당특위를 만들어 대의원 ‘1인1표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 대의원 1표 가치는 권리당원 17표다.
대의원은 국회의원, 전직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당무위원, 중앙위원 등 1만60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온라인 투표 도입 전까지 이들의 힘은 막강했다.
민주당 의원은 “대의원 조직은 아직까지 국회의원 오더가 먹힌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 당대표 경선 때 정 대표는 대의원 투표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더 많이 지지한 박찬대 의원에게 졌었다.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가 250만명 권리당원 시대의 흐름을 잘 읽은 것”이라며 “대의원이 권리당원과 같은 1표가 되면 국회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힘을 쓰기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은 전 당원 투표 상설화, 당원 포상제 확대, 연말 ‘당원 콘서트’ 실시 등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딸의 입김이 더 세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여야 간 3대 특검 기간 연장을 하지 않기로 한 합의안 파기 배경에도 개딸의 반발이 있었다.
민주당 의원은 “내년 정 대표가 연임에 도전하는 당대표 선거뿐 아니라 국회의장 선거에서도 강성 지지층 표심을 얻어야만 당선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지지를 얻기 위해 더 과격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금껏 국회의원이 뽑아온 국회의장 선거에도 20%의 당원 투표를 포함시킨 바 있다.
이를 적용한 첫 번째 국회의장 선거는 내년 5월에 열린다.
정청래표 ‘당원 주권’ 개딸 파워 더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