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불만이면 퇴사” 조롱에
직원들 “충격적 발언” 분노 폭발
금융감독원 노조원들이 정부의 조직 개편안에 반대하는 가운데 “불만이면 퇴사하라”는 유튜버 김어준씨의 발언까지 더해지며 반발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 노조원들로 이뤄진 비상대책위원회는 15일 국민의힘 소속인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을 만나 개편안 재검토를 요청한 데 이어 국회에서 토론회와 집회도 열 예정이다.
정부가 지난 7일 금감원을 분리해 금융소비자원(금소원)을 신설하고, 금감원과 금소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윤태완 금감원 비대위원장은 윤한홍 위원장에게 ‘정부 개편안은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등 관치 금융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했다.
금감원 개편 관련 법은 국회 정무위 소관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개정안에 반대할 경우 관련 법을 ‘신속 처리 대상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이 경우 국민의힘의 동의 없이도 6개월 이후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 상정이 가능하다.
금감원 비대위는 오는 17일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반대하는 내용을 주제로 국민의힘 의원들과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18일에는 국회 앞 집회도 예고했다.
일부 직원은 개별적으로 대통령실 인근과 국회 앞에서 1인 시위에 돌입했다.
금감원 직원들은 매일 아침 로비에서 상복 시위를 벌이며 “30여 년 전 IMF 외환 위기 이전으로 회귀하는 구조적 퇴보”라고 반대하고 있다.
금감원 직원들은 특히 친여 성향 유튜버 김어준씨의 발언에 대해 성토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12일 자신의 방송에서 금감원 직원들의 반발에 대해 “그분들 입장에서 불만이 납득은 가지만 퇴사 처리해서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게 좋겠다.
전원 다 퇴사받고 새로 뽑아야 한다”고 했다.
방송 직후 금감원 직원들이 모이는 익명 게시판에는 김씨를 비판하는 글이 잇따랐다.
한 직원은 “금융 소비자 보호에 대해 전문가도 아닌 김씨가 무슨 자격으로 ‘싫으면 닥치고 퇴사’라고 할 수 있는지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다른 직원은 “안 그래도 처우가 안 좋아져서 라이선스(전문직 자격증) 있는 사람들의 지원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데 아예 오지 말라고 관짝에 못을 박은 수준”이라고 했다.
금융 공기업보다 처우가 낮고 금융업계 취업 제한 등 공무원에 준하는 통제를 받는 와중에도 사명감으로 일한 직원 전체를 김씨가 매도했다는 취지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씨가) 생계와 미래가 걸린 직원들에게 ‘퇴사하라’는 잔인한 막말을 던진 것은 국민을 향해 ‘힘들면 그만 살아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김씨의 무지성 발언은 분노를 넘어 참담함마저 느끼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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