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내전 치르는 것 같았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임 의원이 조희대 대법원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묻자, 김 총리는 “대법원장과 사법부에 대해 국민들이 어떤 점에 실망하고 있는가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남강호 기자
15일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 실시된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는 “일당독재” “나치당” “내란 좀비” 같은 격한 언어로 서로를 비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삼권분립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인식, 여권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 등에 대해 따지며 “일당 독재의 시작”이라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불러 국민의힘에 대한 위헌 정당 해산 필요성을 제기했다.
 법무부 장관은 헌법재판소에 위헌 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하는 주체다.
 여야가 내전(內戰)을 치르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국민의힘 신성범 의원은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아직도 내란이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시나”라며 “저는 민주당의 강경 세력들이 계속된 내란 몰이로 심리적 내전을 조장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민주당 정권에 의해 대한민국이 일당 독재로 가고 있다.
 내란 특별재판부가 도대체 왜 필요한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 총리는 “내란이라는 특별한 상황에서 그걸 공정하게 다루는 재판이 필요하다”며 내란 특별재판부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면서 “특별 재판부가 현행 헌법 질서에서 구체적으로 뭐가 위헌인지에 대해서 국회에서 토론하면 된다”고 했다.

신 의원이 “(비상계엄이 형법상) 내란인지 아닌지는 형사 재판 결과를 봐야 한다”고 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면서 반발했다.
 소란이 이어지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나서 “조금 들으시죠”라면서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여권의 조 대법원장 사퇴 압박이 삼권분립에 위배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대법원장과 사법부에 대해 국민들이 어떤 점에 실망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라고 했다.
 김 총리는 ‘선출된 권력이 (사법부보다) 우위’라는 취지의 이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서도 “국민의 권리가 중요한 것이라는 원칙을 설명하면서 나온 이야기”라며 “위아래를 의미하는 서열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민주당이 ‘쿵’ 하고 던지니 대통령실에서 ‘짝’ 하고 받았다.
 그런데 (대답을) 들어보니 총리가 ‘얼쑤’ 하고 답한다”면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재판을 했다고 대법원장을 물러나라고 하는 정권은 처음 본다”고 했다.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은 이 대통령 변호인들이 잇따라 정부 요직에 발탁되는 것에 대해서 “변호사 비용 대신 관직을 주지 않았나 하는 사회 일각의 비판도 있다”고 했다.
 같은 당 임이자 의원은 ‘매변매직(관직으로 변호사 비용을 대납한다는 취지)’이라고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최교진 교육부 장관의 여중생 폭행, 음주 운전, 논문 표절, 천안함 음모론 논란을 열거하면서 “과거 정부의 어떤 기준에 대비해봐도 결격자”라고 했다.
 그러자 김 총리는 “음주 운전은 약 20년 전 일이고, 나머지는 주로 본인이 사과한 과거의 말에 관한 것”이라며 “특별히 불법이라고 하기엔 어려웠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규정하면서 반격했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법무부 내에 정당 해산 청구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릴 계획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정 장관은 “정당 해산 제도는 최후의 수단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또 엄격하게 고려해야 한다”면서 원론적으로 답했다.
 이 의원이 재차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유죄가 확정돼야 국민의힘 정당 해산 심판이 가능한가”라고 묻자, 정 장관은 “그렇지는 않다.
 요건에 맞춰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될 사안”이라고 했다.

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내란 좀비’들이 말로써 바이러스를 전염시킨다.
 (정부가) 이에 대해서 묵과할 수 있느냐”고 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도 “위헌 정당 국민의힘에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나치당 같은 윤석열당은 상상만 해도 소름 끼친다”고 했다.
 김 총리는 “내란 극복은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과제”라고 대답했다.

한편 이날 오전 야당에선 여권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에 대해 일제히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대법원장은 조희대 개인의 자리가 아니라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내는 최후의 보루”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현대에서 보기 어려운 무식한 정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