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친코인 입법·달라진 기업 회계·은퇴연금 편입…
비트코인은 2025년 5월 장중 11만달러를 돌파하며 역사적 고점을 경신했다.
단순 투기적 현상을 넘어, 비트코인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 내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이 같은 비트코인 상승세는 일시 현상이 아닌,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10가지 핵심 동력에 뒷받침되고 있다.
1. 글로벌 암호화폐 규제 완화 제도권 편입 가속화되는 코인 그간 디지털자산(코인)에 대해 적대적이었던 미국이 올해 들어 입장을 180도 바꾸었다.
미국 등 주요국은 코인 시장 성장에 발맞춰 규제 체계를 실용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친코인 법안’ 제정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중이다.
미국보다 2년 앞서 제정된 EU의 미카(MiCA) 발효와 일본의 규제 완화 등 글로벌 규제 명확화는 투자자 신뢰를 높이고 대규모 기관 자금을 끌어들이는 기반이 된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는 가상자산 시장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전통 금융과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2. 비트코인 현물 ETF 순유입액 증가 비트코인에 들어오는 거대한 기관 자금 2024년 1월 미국 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블랙록·피델리티 등 주요 자산운용사 ETF에 수백억달러 규모 순유입이 발생했다.
ETF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에게 비트코인 투자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주고, 시장 유동성과 안정성을 개선해 비트코인을 전통 금융의 ‘주류 자산’으로 인정받게 했다.
이는 비트코인 시장 규모를 확장하고 장기적인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다.
3. 달라진 미국 기업 회계 규정 코인 차익, 기업 순이익에 반영 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는 지난해 말,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공정가치(fair value)로 평가하고 가치 변동분을 순이익에 반영하도록 회계 규정을 변경했다.
이전에는 가치 상승분을 반영할 수 없어 기업의 비트코인 보유에 회계적 부담이 컸다.
이 변화로 기업들은 비트코인을 ‘수익 창출 자산’으로 인식하고 포트폴리오에 적극 편입할 유인이 커졌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는 기업의 비트코인 매입량이 기관 매입량을 추월했다.
4. 기업의 비트코인 전략 매입 급증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필두로 ‘속속’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메타플래닛, 트럼프미디어 등 여러 기업이 비트코인을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대규모로 매입하고 있다.
스트래티지는 2025년 상반기 무려 59만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보유했다.
이 회사는 빚을 내서라도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전략적 매입’을 통해 비트코인을 사 모으는데, 덕분에 회사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이자 회사 재무를 튼튼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메타플래닛이라는 회사도 1만2345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7년까지 21만개를 모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트럼프미디어 23억달러, 게임스탑은 15억달러 규모 비트코인 매입 계획을 밝혔다.
이러한 기업 매수세는 비트코인 채굴량보다 빨라 공급 부족을 심화시키고, 장기적인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2029년까지 기업 비트코인 보유 총액이 3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5. 거래소 비트코인 물량 감소 총 발행 10% 수준…공급 부족 심화 세계중앙화거래소(CEX)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지난 3년간 340만개에서 100만개가 넘게 줄어들어 240만개 이하로 줄어들었다.
현재 총 발행량의 11% 미만 정도만 거래소에 남아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단기 매매보다 장기 보유하려는 심리가 강화되고 있음을 뜻한다.
거래소에서 유통되는 물량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수요 증가 시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이는 비트코인의 희소성 가치를 부각시키며 장기적인 가격 상승의 중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6. 미국 은퇴연금 계좌 편입 허용 연금 시장 거대 자본의 문호 개방 미 노동부는 미국 은퇴자본용 계좌인 401K 내 코인 투자 제한 지침을 공식 철회했다.
이는 비트코인이 기업 퇴직연금에 편입될 수 있는 문을 열었음을 의미한다.
2025년 3월 말 기준 총 미국 퇴직 자산은 43조4000억달러에 달하며, 이 중 개인퇴직계좌(IRA)는 약 16조8000억달러다.
401K 플랜만 해도 약 8조700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과 정부의 각종 지원 혜택이 많아 미 국민의 54% 이상이 퇴직연금 계좌로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자 기반이 일반 대중의 노후 자금으로까지 확장되는 모습이다.
7. 미 정부 비트코인 전략 비축 비트코인, 국가적 자산화 움직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친비트코인 대통령’을 자처하며 2025년 3월 비트코인 전략 비축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비트코인을 국가적 자산으로 인식하는 중요한 변화다.
텍사스, 뉴햄프셔, 애리조나 등 여러 주 정부도 비트코인을 전략적 비축 법안을 통과시켰다.
여러 국부펀드 또한 비트코인 편입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이러한 국가적 자산화 움직임은 비트코인의 신뢰성과 합법성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매수 심리를 부추길 것이다.
8. 비트코인 반감기 기대 효과 2028년 희소성 가치의 재확인 비트코인은 약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 메커니즘이 있다.
이는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2100만개)을 제한해 희소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다.
역사적으로 반감기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주요 촉매제로 작용했다.
과거 데이터는 공급 제약이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현재 거래소 물량도 최저 수준이므로, 다음 반감기의 공급 충격은 더욱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올랐음을 알 수 있다.
2016년 두 번째 반감기에는 이후 최고가 상승률이 2931%, 2020년 세 번째 때는 681% 상승했다.
9.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 달러 약세에 대체 투자 수요 미국 양적 완화와 재정 적자로 달러 가치가 약화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 대안으로 금과 비트코인을 주목한다.
특히 비트코인은 2100만개로 공급이 고정돼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매력이 부각됐다.
아르헨티나나 터키 등 자국 화폐 가치가 불안정한 신흥국에서 비트코인은 신뢰할 수 있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들도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 비중을 늘리고 있어, 화폐 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 수요는 비트코인 시장에 긍정적 요인이 될 전망이다.
10. 비트코인 활용한 ‘탈중앙금융’ 유동성 증가로 코인 생태계 확장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라이트닝 네트워크, 스택스, 루트스톡 등 레이어2 솔루션 발전으로 확장성과 속도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 기반 탈중앙금융인 ‘BTCFi’ 생태계의 성장을 촉진하고, 대출·스테이킹 등 다양한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가능하게 했다.
비트코인 기반 디파이(BTCFi) 시장 총예치액(TVL)이 2024년 65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업계 전문가들은 스테이킹 프로토콜만으로도 중단기적으로 2000억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현재 잠자고 있는 2조달러 이상 비트코인이 수익성 증대를 위해 디파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익희 칼럼니스트]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17호 (2025.07.09~07.15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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