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 이후 접촉 전망
北, 러시아·中 밀착 속 북미 대화 추진
남북 관계 개선 여지는 현재로선 미미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북한이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을 분기점으로 삼아 미국과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4일 서울 서초구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대화 의지를 갖고 있으며 조건이 성숙되면 접촉에 나설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다.
정보위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이 내년 미국과 접촉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근거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북 대화 의지 포착 후 최선희 외무상 방러(訪露) 고심 정황 ▲미국 행정부 대북 실무진 성향에 대한 분석 움직임 ▲김정은 핵무장 발언 수위 조절 등을 제시했다.
박 의원은 “북한이 미군 유해 관련 정보를 카드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김정은이 트럼프와 인연을 강조하는 등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준비에 나선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또한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 및 북중 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북미 관계를 추진하고 있다”며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 이후 정세가 분기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다만 국정원은 사후 언론 공지에서 “내년 3월 북미정상회담 추진을 전망했다고 밝힌 적은 없다”며 “다만 3월이 정세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북중 관계와 관련해 “9월 북중 정상회담 이후 16년 만에 중국 총리 방북이 추진되는 등 고위급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연말 개통이 예상되는 신압록강 대교를 통해 중국 민생물자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북한 내부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우호적 분위기가 교역에도 반영돼 북한 9월 대중 무역액이 8월 대비 50% 가까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남북관계에 대해선 “북한이 한국 단체와 접촉 금지, 한미 차별 대응 등 기존 원칙을 철저히 유지하고 있다”며 “남북 관계 개선 여지는 현재로선 미미하다”고 보고했다.
또한 “북한이 ‘두 국가론’을 헌법에 반영하는 개헌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3월 북미정상회담 열리나···국정원 “가능성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