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위기·주거난 해법 제시
부자 증세로 공공 서비스 강화
트럼프, ‘공산주의자’ 맹비난
시정부·연방정부 갈등 불가피
미국 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가 4일 열린 뉴욕시장 선거에서 앤드루 쿠오모(무소속) 전 뉴욕주지사를 꺾고 당선됐다.
 (사진=AFP 연합뉴스)
30대 진보 정치인이자 인도계 무슬림인 조란 맘다니(34) 뉴욕주 하원의원이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무슬림이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에서 시장으로 선출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AP통신은 이날 오후 9시37분(미 동부시간) 개표 초반 결과를 인용해 “맘다니 후보가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정치 신인인 맘다니는 지난 6월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꺾고 후보로 선출되며 ‘정치적 이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이번 본선에서도 고물가·고임대료에 시달리는 시민 생활비 부담 완화를 핵심 의제로 내세웠다.

맘다니 주요 공약은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 임대료 동결 ▲최저임금 인상 ▲무상버스 도입 ▲무상보육 확대 등이다.
 재원은 부유층 증세를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공약은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버몬트·민주)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뉴욕·민주) 등 진보 진영 인사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반면 공화당과 재계에서는 이를 “좌파 포퓰리즘”이라 비판했으며 민주당 내 중도파에서도 ‘정책이 급진적’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 때문에 민주당 공식 후보임에도 당내 주류 인사의 지지는 다소 신중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당내 경선 탈락했던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는 무소속으로 본선 출마를 강행해 커티스 슬리워 공화당 후보와 함께 3자 대결 구도를 형성했다.

그러나 본선 막판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와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 중도파 주요 인사들이 “생활비 위기 대응”에 공감하며 맘다니 지지를 선언하며 판세가 기울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내내 “반(反) 맘다니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촉구하며 그를 “공산주의자”로 규정하기도 했다.
 또한 “맘다니가 당선되면 뉴욕시는 경제·사회적으로 재앙이 될 것”이라며 “연방 정부는 뉴욕시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새로 출범할 맘다니 시정부와 연방정부 간 정책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