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선정 두고 1년 넘게 표류
민간위원 대상 사전 설명회 개최
14일 선정 방식 분과위 안건 상정
통과하면 월말 방추위에서 의결
현 상황서는 상생 방안이 가장 유력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HD현대중공업 제공)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두고 1년 반 가까이 표류한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이 곧 재개될 전망이다.
11월 14일 열리는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 방위사업기획관리 분과위원회(이하 분과위)에 KDDX 사업 진행 관련 안건이 올라간다.
이에 맞춰 방사청은 11월 7일과 10일에는 분과위에 참여하는 민간위원을 상대로 하는 사전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업 방향은 현재 사업에 참여 중인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양 업체 모두에 이익으로 돌아갈 ‘상생 방안’이 유력하다.
안건이 분과위를 통과하면 11월 말 안규백 국방부 장관 주최로 열리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KDDX 사업은 배 선체부터 전투 체계, 레이더 등 무장을 국내 기술로 만드는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한다.
사업비는 총 7조8000억원에 달한다.
사업은 총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이뤄진다.
개념설계는 2012년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수주했고, 기본설계는 2020년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이 따냈다.
현재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에 착수해야 하지만, 사업자 선정을 두고 양 업체 간 갈등이 심해지며 무기한 연기됐다.
HD현대중공업은 기존 관례대로 기본설계를 주도한 업체가 수의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보안 벌점을 받은 점을 거론하며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사업자 간 첨예한 대립을 해결하지 못한 탓에 사업은 1년 반 넘게 표류했다.
올해도 별다른 사업 진전이 없어 해를 넘길 것이란 우려까지 나왔다.
방산 업계는 11월 14일 열릴 분과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변수는 분과위에 참여하는 민간위원 설득이다.
양 업체가 상생 방안이 필요하다는 민간위원 주장과 달리 방사청은 수의계약안을 강행했다.
3, 4, 8, 9월 열리는 분과위에 수의계약 안건을 올리고 통과시키려 했으나 민간위원과 정치권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했다.
14일 이전 열리는 사전 설명회서 민간위원이 납득할 만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KDDX는 국정감사에서도 뜨거운 이슈였다.
10월 17일 열린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서 의원들은 KDDX 사업과 관련,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을 집중 질타했다.
수의계약안을 밀어붙인 사안을 두고 지적이 쏟아졌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계속해서 수의계약을 주장한다면 세계 시장에서 우리 국가와 방사청의 방산 관리 신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은 “KDDX 문제를 어렵게 만든 것은 방사청이고, 이를 해결해야 하는 것도 방사청”이라고 꼬집었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DEX 현장서 한 언론의 KDDX 관련 질의를 듣고 “국회서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만큼 올해 결론이 날 것”이라며 “어떤 쪽으로 결론이 날지는 모르겠지만 국회 국방위원회 의원들은 상생 쪽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안하면 수의계약, 경쟁입찰을 제쳐두고 방사청이 ‘상생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수의계약은 정치권 반발이 강하고, 경쟁입찰은 선정 기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
현재로서는 선도함 1번함을 발주하고 연이어 다른 업체에 2번 후속함을 발주하는 동시발주 등 방안이 거론된다.
석종건 방사청장은 국감에서 “법적으로 1, 2번함 동시발주가 가능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 폴란드 잠수함 사업 등 양 업체가 ‘원팀’으로서 해외 방산 시장서 성과를 얻고 있다.
마스가 프로젝트 등 다른 사업에서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KDDX 갈등을 매듭짓고 협력 방안을 내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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