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공룡’ KT가 차기 대표이사(CEO) 선임을 앞두고 내홍에 휩싸였다.
KT는 오는 11월 중 차기 CEO 선임을 위한 공개모집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김영섭 대표 연임이 힘들 것이란 시각이 많다.
주가 상승·실적 개선, 구조조정 등 성과가 적지 않지만, 사상 초유의 소액결제 해킹 사태로 거취는 불투명하다.
문제는 기업 최상위 의사결정기구인 KT 이사회가 이번에는 사내·외이사 간 대립 구도로 완전히 쪼개졌다는 데 있다.
최근 KT 이사회는 일부 사외이사 주도로 독립이사회를 별도 조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독립이사회는 경영진과 대주주로부터 실질적으로 독립된 이사들로만 구성된 이사회를 뜻한다.
독립이사회 구성 요건의 법리는 차치하고 이런 시도만으로도 KT 사외이사들이 김영섭 대표에게 등을 돌렸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표면적으로는 KT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체결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둘러싼 갈등이 빌미가 된 것으로 알려진다.
연임을 노린 김 대표가 빅테크와 무리한 계약을 밀어붙였고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긴 일부 사외이사들이 반발했다는 게 의혹의 뼈대다.
이를 바라보는 통신 업계 시선은 곱지 않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위기 속 머리를 맞대도 모자랄 판국에 이사회가 갈라져 서로 손가락질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꼬집는다.
사외이사들이 포함된 이사회에서 논의되고 결정된 계약을 이제와 문제 삼는 게 석연찮다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통신 업계 관계자는 “소액결제 사태는 물론이고 MS와 계약도 정말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이사회가 함께 책임지면 될 일”이라며 “2명에 불과한 소수 사내이사가 월권을 한 것마냥 여론몰이는 하는 배경에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현 이사진 전원이 그대로 남아 차기 리더십을 결정하는 게 작금의 KT에 ‘득’이 될지, ‘독’이 될지 냉철하게 돌아볼 때다.
[배준희 기자 bae.junhee@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3호 (2025.11.05~11.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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