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무역 협상 실무를 총괄하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한국·일본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 “신속한 합의는 어렵다”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8일(현지시간)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무역협상의 실무를 총괄하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EPA=연합뉴스
러트닉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한국·일본 모두와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이나,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며 “간단히 끝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지연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이는 최근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와도 결이 다르다.
앞서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 경제 성과를 설명하는 백악관 공식브리핑에서 한국과 일본의 주요 선거로 협상 타결이 늦어질 가능성을 묻는 말에 “이들 정부는 선거 전에 미국과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무역 협정의 틀(framework)을 완성하길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은 협상 테이블에 나와 이를 성사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선거운동(campaign)에 나서길 훨씬 더 열망(keen to)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이는 한국의 대통령선거(다음 달 3일)와 일본의 참의원 선거(7월 20일)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하지만 양국에선 오히려 선거에 악재로 작용하거나 정치적인 중립 문제로 관세 협상을 서두리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읽히는 상황이다.
이날 러트닉 장관은 미국이 한·일과 함께 최우선 협상 국가로 제시했던 인도와의 관세 협상에 대해선 “인도가 굉장히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합의가 임박한 국가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합의에 도달하려면 조정할 조항이 7000개에 이를 수도 있다”며 “업무를 진행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날 고율관세 조치 발효 이후 처음으로 영국과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
자동차의 경우 연간 10만대 한도로 관세를 25%에서 10%로 인하하고, 철강·알루미늄 관세도 조정했다.
하지만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10% 기본 상호관세는 유지하기로 했다.
러트닉 장관은 “기본 관세율 10%는 고정이며, 다른 나라들이 시장 개방 속도를 늦춘다면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별 첫 합의가 다른 국가들의 협상에도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며 “향후 협상 시간 단축을 위한 틀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트닉 "韓·日 무역협상, 신속 합의 어려워…상당한 시간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