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커 카운티의 과달루페강이 폭우로 범람한 모습. A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에서 기습 폭우로 최소 51명이 사망하고 29명이 실종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5일 밤(현지시간) 텍사스주(州) 커 카운티 당국은 전날 급류로 인해 어린이 15명을 포함해 5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비는 3일째인 이날까지 이어지고 있어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앞서 3일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4일 새벽 내내 이어졌다.
커 카운티에는 하룻밤 새 최대 300㎜에 달하는 비가 쏟아졌다.
단 4시간 만에 4개월 치 비가 내린 셈이다.
커 카운티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 '100년 만에 한 번 올 법한 규모'의 홍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런 규모의 홍수가 한 해에 발생할 확률이 1%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폭우로 과달루페강이 급격히 범람하며 피해가 커졌다.
4일은 미국 독립기념일로 연휴를 맞아 강변 캠핑장을 찾은 이들이 많았다.
이날 과달루페강의 수위는 45분 만에 8m가 상승하며 집과 차량을 쓸어갔다.
한 기독교단체가 개최한 여름 캠프 '캠프 미스틱'에 참가한 여자 어린이 약 750명이 한때 폭우에 갇혔다.
이 중 27명은 지금까지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 "멕시코만 수증기, 텍사스에 물 폭탄" 5일 미국 텍사스주 커 카운티에서 발생한 홍수로 캠프 미스틱 오두막 안의 가구가 흩어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당국은 피해 규모를 키운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AP통신은 단기간 존재했던 열대성 폭풍 배리(Barry)의 영향으로 예보보다 훨씬 많은 비가 내렸다고 전했다.
이번 폭우가 기후 변화의 영향이라는 시각도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멕시코만의 해수 온도가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었는데, 여기서 비롯된 수증기가 텍사스에 비정상적으로 집중돼 폭우로 내렸다고 전했다.
WP는 "지구 기온이 상승해 매우 강한 폭우가 발생하는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며 "이 지역은 폭우가 쏟아지면 물이 급격히 불어나 홍수가 발생하기 쉬운 곳"이라고 덧붙였다.
대피 시스템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국립기상청(NWS)은 3일 홍수주의보를 발령하며 커 카운티를 밤새 돌발 홍수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지정했다.
4일 오전 1~5시 사이에도 잇따라 돌발 홍수 경보가 발령됐지만 주민들은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
커 카운티 최고위 인사인 롭 켈리 판사는 기자회견에서 주민들이 대피 경고를 어떻게 받았냐는 질문에 "우리에겐 경보 시스템이 없다"며 "이런 홍수가 올 거라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렉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홍수 피해를 입은 15개 지역에 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연방 정부가 홍수에 대응하기 위해 텍사스주 및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며 "용감한 구조대원들이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美텍사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