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윤후명(1946~2025). 한겨레 자료사진
작가 윤후명이 8일 별세했다고 유족 등이 알렸다.
향년 79. 고인은 1946년 1월 강릉에서 태어나 1969년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군 법무관인 부친 따라 전국을 옮겨 다니다 서울에 정착했다.
친구가 많지 않아 글을 벗 삼았다고 한다.
고등학생 때부터 시를 쓰고, 대학 2년 때인 1967년 본명 ‘윤상규’로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열달 넘게 고쳐 쓴 야심작은 떨어지고, 신춘문예 공고를 보고서 1주일 만에 쓴 시가 당선되었다고 한다.
1979년엔 한국일보에 소설로 재차 등단하며 ‘윤후명’으로 지금까지 활동해왔다.
1977년 첫 시집 ‘명궁’ 이후 ‘홀로 등불을 상처 위에 켜다’ 등 시집과 1983년 첫 소설집 ‘돈황의 사랑’(2005년 ‘둔황의 사랑’으로 개정 출간) 이후 ‘부활하는 새’ ‘원숭이는 없다’ ‘여우 사냥’ ‘가장 멀리 있는 나’ ‘강릉’ 등의 단편집과 장편소설 ‘별까지 우리가’ ‘약속 없는 세대’ ‘협궤열차’ ‘이별의 노래’, 장편동화 ‘너도밤나무 나도밤나무’, 산문집 ‘꽃’ 등을 남겼다.
‘둔황의 사랑’, ‘원숭이는 없다’ 등이 해외 여러 언어로 소개되었다.
2017년엔 11명 작가와 더불어 세월호 참사 추모 공동소설집 ‘숨어버린 사람들’을 펴냈다.
고인은 “시만이 순수의 대명사라고 생각했는데 시로 다 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모든 것을 아우르기 위한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과거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소설에서 시적 정서와 문체가 두드러지는 배경이다.
현대문학상(단편 ‘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상문학상(‘하얀 배’), 이수문학상(‘나비의 전설’) 등을 수상했다.
2016~17년 ‘윤후명 소설전집’이 발간됐다.
고인은 그림을 그리고 2012년 개인전도 처음 열었다.
마침 예술가들이 고인의 작품에서 착상한 그림 등이 부산 갤러리범향(윤후명 문학그림전 ‘모든 별들은 음악소리를 낸다’)에서 지난 달부터 전시 중이다.
고인이 직접 남긴 자화상도 걸려 있어 조금 더 그를 만날 수 있다.
다음달 16일까지. 유족으로는 배우자 허영숙씨, 자녀 하나내린·하나차린·하나그린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0일 11시50분이다.
‘둔황의 사랑’ 윤후명 작가 별세…향년 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