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논문
한 아이가 선풍기 앞에서 바람 쐬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폭염, 가뭄 등 극한 기상 현상이 갈수록 잦아지면서 어린 세대일수록 더 극심한 기후재난을 경험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파리협정의 목표인 ‘지구 기온 상승폭 1.5도’를 달성하더라도 2020년에 태어난 5살 아이들은 절반 이상이 극악의 폭염을 겪으며 살게 된다.
벨기에 자유대학 빔 티에리 교수팀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기온이 2100년까지 각각 1.5도, 2.5도, 3.5도 상승하는 세 가지 시나리오와 관련해 평생 극한 기상 현상을 경험할 위험을 세대별로 평가한 결과를 지난 8일(현지시각)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했다.
티에리 교수팀은 “젊은 세대일수록 기후 재난 직면 위험이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전 세계 177개국의 어린이 약 1억2천만명을 대상으로 했다.
논문은 온실가스 배출 억제에 성공해 기온이 1.5도 상승할 때 전 세계 2020년생의 52%(전 세계 6200만명)가 전례 없는 폭염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1960년생은 이 비율이 16%에 불과했다.
온난화 억제가 더딘 ‘2.5도 시나리오’의 경우 2020년생 84%가, ‘3.5도 시나리오’에선 이 세대의 대부분인 92%가 전례 없는 폭염을 경험한다.
특히 사회경제적 취약층에선 그 위험이 더 커졌다.
연구팀은 벨기에 브뤼셀 지역에 사는 이들만 두고 따로 분석하기도 했는데, 최악의 상황(3.5도 시나리오)에서 이 지역 50·60대인 1960년대생은 평생 평균 3번의 폭염을 겪지만, 2020년생은 이보다 9배가 많은 26번의 폭염을 겪게 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진은 “(3.5도 시나리오대로 갈 가능성이 큰) 현재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지속한다면, 어린 세대는 기후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며 “온도 상승폭 1.5도 내 억제를 목표로 한 강력한 정책 이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 경로(1.5~3.5도, 그래프의 y축에 해당)에 따른 세대별(1960년생부터 2020년생까지, x축) 극한기상 노출 비율. 그래프 a는 폭염, b는 흉작, c는 산불, d는 가뭄, e는 홍수, f는 열대성 저기압이다.
티에리 교수팀 논문 갈무리.
‘기온 상승폭 1.5도’ 목표 달성해도…2020년생 절반 폭염에 시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