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에 억류된 이스라엘인 인질의 가족과 후원자들이 지난 1일(현지시각) 네타냐후 총리의 집무실 앞에서 모든 인질의 즉각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UPI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휴전 협상을 위해 카타르에 대표단을 파견한다.
그동안 휴전을 두고 근본적인 입장차를 보여온 양쪽이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5일 에이피(AP)통신과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위해 카타르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대표단은 6일 카타르 도하로 출국할 예정이다.
전날인 4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중재자들에게 긍정적인 답변을 보냈다”며 “즉시 협상에 참여할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4일 밤 보내온 하마스의 휴전안 수정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여, 휴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하마스가 변경을 요구했다는 내용은 공식적으로는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중재에 참여한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는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휴전협상을 계속한다’는 내용이 포함되길 원하나, 이스라엘은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가 협상을 무기한 지연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국제연합(UN) 구호물자의 양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현재 배급 체계를 바꿀 것도 요구한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설립한 가자인도주의재단(GHF)과 별도로 유엔과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도 가자 주민에 대한 구호 활동을 펼치게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구호물자를 빼앗을 수 있다며 현재 가자인도주의재단의 배급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휴전 기간 이스라엘군이 지난 3월 휴전이 깨지기 전 위치로 후퇴하라고 요구하라는 내용도 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남쪽 모라그 회랑에 주둔한 이스라엘군을 물릴 생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휴전안은 가자지구에 60일간 교전을 멈추고, 하마스가 생존 인질 10명과 주검 18구를 이스라엘에 돌려보내며, 이스라엘은 일부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넘겨주는 것이다.
또한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굴욕적인 공개 인질 석방 행사를 포기하고, 이스라엘은 종전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공격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은 약 50명으로 이 중 20명이 생존한 것으로 이스라엘은 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각)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기자들에게 하마스가 휴전안에 긍정적으로 답변한 건 좋은 일이라며 다음 주까지 가자지구 휴전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말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7일 트럼프 대통령과 세 번째 정상회담을 할 예정으로, 회담 전에 휴전협상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는 보도도 나온다.
2023년 10월 개전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여러 차례 휴전 합의에 접근했으나, 최종 타결에 실패해왔다.
하마스는 전쟁의 영구적 종식을,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군사 및 통치 능력 해체를 우선시해왔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상황은 복합적이다.
극우 연정 파트너들이 ‘가자지구를 완전히 점령하지 않으면 연정을 탈퇴하겠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최근 지지율 상승을 기반으로 과감히 합의에 나설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론적으로 네타냐후는 이란 공습 이후 국내 지지도 상승으로 평화 협정에 동의할 여지가 많아졌다”면서도 “일부 (극우) 이스라엘 각료들은 일시 휴전으로는 완전한 종전에 도달할 수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은 지난 2023년 10월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됐다.
전쟁 개시 후 21개월 동안 팔레스타인인 5만7천여명, 이스라엘인 1219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스라엘, 하마스 휴전협상 위해 6일 대표단 파견…합의 ‘불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