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위약금 면제·22일 단통법 폐지
에스케이(SK)텔레콤이 유심 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위약금 면제 조처를 발표한 지난 4일 서울 시내 한 에스케이텔레콤 대리점. 연합뉴스
(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h:730’을 쳐보세요.)
에스케이(SK)텔레콤이 유심 정보 유출 사고 피해 가입자들의 위약금 면제를 발표하면서, 올 하반기 통신 3사의 가입자 쟁탈전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회사는 올해 매출이 당초 예상보다 8천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 가운데, 이달 말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에 맞춰 보조금 경쟁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6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위약금 면제 조처가 발표된 다음날인 지난 5일 에스케이텔레콤 가입자는 3865명 순감했다.
반면, 케이티(KT)와 엘지(LG)유플러스의 가입자는 각각 1886명, 1979명 순증했다.
위약금 납부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기존 에스케이텔레콤 가입자 다수가 경쟁사로 번호이동을 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달 14일까지 에스케이텔레콤 약정을 해지하고 (위약금 부담이 없어) 번호이동을 하려는 가입자가 적지 않을 것인 만큼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에스케이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조처로 번호이동의 ‘족쇄’가 풀린 데다가, 오는 22일 단통법 폐지가 시행돼 보조금 상한선까지 사라지는 만큼 시장에서 ‘공짜폰’으로 상징되는 출혈 경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번 사태의 여파로 시장점유율이 40% 아래로 떨어졌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인데, 1위 사업자로서 명예회복을 위해 상당한 수준의 마케팅비를 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단통법 시행 전인 2014년 3월 케이티(KT)는 가입자 개인정보 1200만건이 유출되는 해킹 사고에도 불구하고, 가입자가 사고 전 1653만명(2014년 2월)에서 같은해 말 1733만명으로 되레 증가했다.
반면, 2023년 1월 해킹 사고가 알려진 엘지유플러스는 사고 전 1120만명(2022년 12월)에서 같은해 말 1094만명으로 가입자가 소폭 줄었다.
단통법 도입 전과 후의 시장 경쟁 상황이 이같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편, 에스케이텔레콤은 위약금 면제 조처에 따라 지난 4일 올해 매출액(연결기준) 전망치를 당초 예상한 17조8천억원에서 17조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공시했다.
다음달 전 가입자 50% 요금 할인분과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 조처에 따른 매출 감소분을 고려한 것이라고 회사 쪽은 설명했다.
사고 발생 이후(4월1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약정을 중도 해지했거나 해지 예정인 가입자는 오는 15일부터 티(T)월드 앱 또는 누리집, 전국 공식 대리점과 고객센터 전화로 위약금 환급 신청이 가능하다.
‘이참에 나도 갈아탈까’…통신 3사 ‘무한경쟁’ 개봉박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