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빌라 입주 1800가구뿐
아파트 쏠림현상에 아파트 전월세 시장 불안 가능성
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빌라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전세사기 사태가 촉발한 ‘비아파트’ 공급 절벽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빌라 시장이 무너져 있는 가운데 6·27 대책으로 아파트 구입이 어려워져 전·월세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서울 주택 임대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실적통계를 보면, 올해 1∼5월 서울 내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준공은 1813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2945가구)에 견줘 38.4% 줄었다.
전세사기 문제 공론화 전인 2022년 1∼5월(9074가구)과 견주면 5분의 1 수준이다.
2020∼2022년에는 서울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이 매년 2만2천∼2만5천가구씩 준공됐으나, 전세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2023년에는 1만4124가구, 지난해에는 6512가구로 급격하게 줄었다.
정부는 비아파트 시장을 살리기 위해 지난해와 올해 2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빌라를 사들인 뒤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신축 매입임대' 11만가구를 공급하기로 하고, 1주택자가 빌라를 사서 단기임대로 등록하면 1가구1주택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는 6년 단기임대 제도도 부활시켰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앞으로 1∼2년 뒤 빌라 공급 물량을 가늠할 수 있는 다가구·다세대·연립 인허가는 1∼5월 2098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1263가구)보다 66.1% 증가했다.
하지만 2022년 1∼5월(8549가구) 수준을 한참 밑돈다.
빌라 시장이 무너지면서 아파트 쏠림 현상이 커진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 이하로 제한한 6·27 대책으로 아파트 전·월세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 생각이다.
이는 전세값 상승은 물론 전세의 월세화를 부추겨 ‘주거 사다리’의 불안정성을 키울 소지가 크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입주물량이 줄어든 데다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전세 수요가 늘어서 전셋값을 자극할 수 있다”며 “빌라 같은 비아파트에서 시작된 월세화 현상이 아파트로 번지는 상황이다.
무주택서민 입장에서는 주거의 고비용구조가 고착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사기 이후 빌라 공급 절벽…“무주택자 주거고비용 고착화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