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질문 뒷전…공격·야유·고함만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질문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장동혁 대표. 내란의 잔적입니다.
내란 좀비들입니다.
” 대정부 질문 첫 질문자로 나선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본회의장이 들끓었다.
국민의힘 의원석에서 “헛소리하지 말라”는 고함이 터져나오자, 이내 민주당 의원석에서 “새겨들어라”는 반격이 이어졌다.
15일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처음 열린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가 시작부터 거세게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좀비” “내란 잔적”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국민의힘을 맹비난했고, 국민의힘에선 이런 민주당을 향해 “심리적 내전을 조장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최근 3대 특검법 수정안 합의 무산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등으로 경색된 여야 관계를 반영한 듯 본회의장은 시작부터 의원들의 야유와 항의로 메아리쳤다.
국회는 이날 정치 분야를 시작으로 16일 외교·통일·안보, 17일 경제, 18일 교육·사회·문화 등 분야별로 대정부 질문을 이어간다.
이날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김민석 국무총리를 향해 “내란이 성공했다면 김 총리는 어디에 있었겠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모의하며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노상원 수첩’에 언급된 사살·수거 대상 정치인 명단에 김 총리의 이름이 포함돼 있음을 상기시킨 것이다.
김 총리는 “살아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지난 9일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때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노상원 수첩대로) 제발 그렇게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송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을 사직하고 의원직도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내란 좀비들이 모든 권력, 검찰과 경찰, 윤석열 정권의 내각, 그리고 군대, 국민의힘, 사법부까지 침투해서 똬리를 틀고 있다.
저는 (이들을) 솎아내야 한다고 본다”며 김 총리에게 ‘내란세력 정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향해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유죄가 확정돼야만 가능하냐”고 물었다.
정 장관은 “그렇지는 않다”며 “종합적으로 판단의 문제겠지만 헌법재판소에서 과거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렸을 때 (적용한) 일련의 기준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정 장관은 ‘정당해산심판 청구 주무부처로서 법무부 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 단계에서 답변드리기엔 적절치 않다.
정당해산 청구 제도는 민주주의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최후의 수단이기에 신중하고 엄격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 의원들의 계속되는 ‘내란 공세’에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내란이 진행 중인 것이 아니라 민주당 내 강경 세력들이 계속 내란몰이로 심리적 내전을 조장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하지만 김 총리는 “내란의 진정한 종료는 내란의 모든 진상이 밝혀지고, 책임자들이 처벌돼야 원칙적으로 정리가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김 총리의 정치적 거취 문제를 언급했다.
김 총리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할 것이냐’는 임이자 의원의 물음에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김 총리는 곧바로 질문 의도를 알 수 없다는 듯 “왜 물어보느냐”고 반문했고, 임 의원이 “총리니까 물어본다”고 하자, 다시 한번 “생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권 안팎에는 김 총리가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서울시장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임 의원은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노동자 구금 사건’과 최근 잇따랐던 군부대 사고 등을 거론하며 “국민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의 존재감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내란 좀비” “심리적 내전 조장” 대정부질문 여야 극한 충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