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밤 유튜브 라이브 방송서 계엄·탄핵·대선패배 보수정치 현안에 작심발언
극우유튜버 겨냥 “간첩법 개정론, 부동산 투자영주권 근절 앞장섰더니 친중?”
“이재명 체포동의안 통과, 외국인 투표권 지적, 전승절 불참 앞장 누가 했나”
대선 기간 불타협한 3가지도 밝혀 “부정선거 음모론 등 묵인은 내 정치 아냐”
“보수 좀먹는 부정선거론, 한덕수 사기경선…조기퇴진·탄핵 반대는 계엄옹호”
‘왜 보수정당 국힘이어야하나’ 지지자 토로엔 “당원주권으로 체질 바꿔달라”
국민의힘 개혁파 대선주자였던 한동훈 전 당대표가 계엄·탄핵·대선패배를 자초한 보수진영 노선에 대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윤석열 정권 시절 주류 세력에 대한 반감으로 지지층에서 탈당·신당론이 나오는 데 대해선 당원가입을 독려고 “국민의힘 개혁” 주체를 자임하며 사실상 선을 그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전 대표는 전날(5일) 밤 유튜브 채널에서 ‘고민상담소’ 형식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서도 현안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친윤(親윤석열)·계엄옹호 극우 유튜버들로부터 ‘한동훈은 이재명과 손잡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밀어내고 시진핑에게 충성하는 중국 좌파 배신자’란 공격을 받고 있다는 지지자의 물음에 “저를 걱정해주시는 걸 고맙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국민의힘 계엄저지·개혁파 대선주자였던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 7월5일 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1시간30분 가량 라이브 방송(라방)을 진행한 뒤 페이스북에 이를 알리는 글을 올렸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페이스북 사진>
그는 “이게 사실이 아니란 건 얘기해도 이분들은 믿지 않는다”며 “이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과 가장 많이 싸우고 가장 많이 승리한 사람은 저 아닌가. 그러니까 여기까지 온 거 아닌가. 시진핑에 충성하는 중국 좌파, 말같지도 않은 소리다.
 지금까지 ‘적국’(북한)을 ‘외국’으로 바꿔 중국 쪽에 대해 (안보·산업스파이) 간첩 수사를 가능하게 하는 ‘간첩법’(개정) 누가 먼저 제시했나”라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 영주권자 (지방선거) 투표권 주는 법안 (공동)발의한 사람들 누구였나. 그때 여당(한나라당) 의원 권영세·원희룡 이런 사람들이었다.
 그거 바꾸자고 하고, (법무장관 때) 중국인 비롯한 외국인 부동산 투자로 영주권 주는 것 잘라낸 것도 저”라며 “극우유튜버 상당수는 오히려 극좌진영에 있다가 이쪽으로 온 사람들이다.
 진영 바꿔 변신해놓고 더 짠물(원조·정통파) 행세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사람을 몰아서 자기들이 상업적으로 슈퍼챗 뜯어먹겠단 거다.
 이게 보수정치를 망치고 있다”며 “이 대통령에 대해서도 체포동의안 통과시킨 법무장관은 저 아닌가. 중국 전승절에 (한국 대통령이) 가면 안 된다고 제일 먼저 나서서 얘기한 건 누구였나. 그분들(친윤 주류)이 그런 얘기 했었나”라고 지적했다.
 개신교 일각 극우파를 향해서도 “종교가 아닌 장삿속”이라고 날을 세웠다.

지난해 7·23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일화를 들어 “어떤 후보가 제게 ‘일부러 와서 어깨싸움 정도는 할 수 있으니 이해해달라’더니 정작 선거에선 어깨싸움 아닌 굉장히 지저분한 마타도어로 일관하더라. 무슨 제가 20년 동안 못 뵌 이모부를 좌파라거나, 총선 과정에 가족이 개입했다는 등 말도 안 되는 소리를”이라며 “정치 고관여층이 아닌 ‘그 장면만 보는 분들’에게 조금 먹히니 그런 짓을 했다”고 했다.

고등학교 3학년생이라고 밝힌 사연자는 한 전 대표가 총선·대선 기간 공약한 ‘선관위 개혁’ 등 메시지 전달 방식이 부정선거 음모론에 여지를 주는 것으로 오해받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정치적으로 굉장히 뜨거운 지점이 부정선거론인데 저는 반대한다.
 이건 보수를 좀먹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문제에 확실한 절연이 필요하단 것도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부분을 표현하는 데 사실 중간 영역이 잘 없다(있기 어렵다). 중간 영역으로 가는 순간, 인식을 대변해주기 바라는 많은 상식적 보수와 중도 시민들이 실망하실 것”이라고 불타협 기조를 재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선관위 개혁론을 내건 데 대해선 “선관위가 선거법 위반 여부를 결정하는 사람들이기에 정치인이 개혁을 말하기 쉽지 않지만, 저는 총선 때부터 강력하게 비판해왔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그런데 부정선거 문제는 ‘의혹이 맞을 수도 있으니까 그냥 같이 가자’ 식으로 가선 안 되는 단계다.
 그런 부분이 결국 계엄과 탄핵 과정에서 보수가 정상화되는 것을 강하게 지연시키고 대선 패배로 이어지는 큰 이유가 됐다”며 “보수에서 부정선거(반대)와 탄핵(찬성)에 대한 강한 입장을 흔드는 사람이 많았지만 끝까지 유지했다.
 어렵지만 필요했다.
 보수 재건과 승리의 길”이라고 했다.

또 “부정선거 음모론이 머릿속에 들어있는 보수가 집권할 수 있나. 부정선거면 선거를 왜 하나. 그럴(묵인할) 단계가 지났다”며 “‘대통령 되면 부정선거 여부를 확실히 수사해 밝히겠다는 말을 해달라’는 분이 저한테 많이 오셨었다.
 음모론을 어느 정도 안고 가자는 얘기였다”면서 “‘큰 도움이 될 거’라 하셨는데 제가 그걸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정치는 아주 중요한 명분에선 흔들리면 안 된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위헌에 따른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도 그는 “저는 계엄이란 과오가 너무 큰 문제이기 때문에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없고 탄핵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질서있는 조기 퇴진’을 하든, ‘안 할 거면 탄핵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계엄도 탄핵도 반대’란 생각은 계엄이 마치 주차 위반 정도의 별 것 아닌 과오란 얘기다.
 그건 계엄 옹호지 반대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그렇기에 그 뜻을 꺾기가 어려웠는데 제게 ‘탄핵은 잘못된 거란 말을 해달라’는 분이 계셨다.
 ‘어차피 계엄을 막은 사람이니까 레거시(유산)을 갖고 가면서 아사무사하게 갈 수 있을 것’이라 말씀했지만 역시 이것도 저는 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셋째로 그는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후보등록 전 강제 단일화’를 밀어붙인 친윤계와 이를 묵인한 대선주자들을 공개 비판했다.

지나 5월11일 김문수 당시 국민의힘 제21대 대선후보가 ‘후보등록일 전 강제 단일화’가 논의됐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마주앉아 대화하고 있다.
 그 전날(10일) 새벽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는 선출된 대선후보직 취소 공고를 낸 뒤 무소속 예비후보였던 한덕수 전 총리 입당, 대선후보 단독 입후보를 강행하려 했지만 후보교체에 과반이 반대한 전당원투표로 불발됐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사진>
한 전 대표는 “저를 막기 위해 홍준표·김문수 이런 후보들이 (나와)있고, 당 밖의 한덕수 전 총리를 마치 후보로 만들어 연합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잖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탈당 후) 마치 ‘자기는 안 그런 것처럼’ 얘기하는데 본인도 (선거용)문자로 ‘한덕수와 연합하겠다’고 떠들고 다녔다.
 이분은 자기가 한 말을 다른 사람들이 모를 것 같다고 생각해 막 얘기하고 다니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문수 전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그냥 ‘한덕수 후보와 연합하겠다’고 계속해왔다.
 그 과정에서 저와 싸우는 표는 한덕수와 이분들의 표가 된 거다.
 그때 제 참모 등이 ‘저도 그냥 한덕수와 같이하겠다고 말을 해버리면 어떠냐’ 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다.
 이것도 저는 대통령이 되려 한 것이지, 경선에서 후보 되는 게 목적이 아니었다.
 제가 이 문제로 일종의 사기를 쳐서(할 수는 없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거기 후보들 중 누가 한 전 총리에게 (진짜로) 그걸(후보직을) 주겠나. 나중에 김문수 전 후보도 그걸 안 했잖나. 나중에 ‘사기 경선’이란 얘기를 들었듯, 약속했지만 그냥 어겼다.
 한 전 총리가 갑자기 끼어드는 게 이상한 거다.
 저도 같이 거짓말하고 사기칠 수 없었다”며 “세가지 유혹을 저는 거절했다.
 단기적으로 몇표 더 받는데 유리했을 수도 있지만 그러면 한동훈의 정치가 아닌 것”이라고 했다.

한편 책임당원 재가입자라고 밝힌 사연자는 ‘국민의힘이 너무 한심하다.
 당에 증오에 가까운 실망을 느끼고 민주당보다 더 싫은 감정을 갖고 있다.
 한 전 대표 복귀를 기다리며 책임당원직을 유지하지만 하루하루 견디기 힘들다.
 보수정당이 꼭 국민의힘이어야 하나. 도저히 가망 없는데 꼭 재건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지로 문의했다.
 한 전 대표는 “제가 잘하겠다”며 당원배가운동을 독려했다.

그는 “이 정도의 토대를 갖춘 보수정당 만드는 게 굉장히 오래 걸리고 굉장히 많은 수고가 든다”며 “여러분이 가입해서 이 당의 체질을 꼭 바꿔달라. 더 중도지향적, 중산층지향적, 더 서민을 생각하는 당으로, 더 공정하고 내로남불 안 하고 책임감 있는 정당, 진짜 중도·보수정당으로 바꾸기 위해 여러분이 힘써달라”고 말했다.
 당원가입을 해도 우편물 발송은 없고, 비밀이 유지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제 책임이 크다.
 제가 더 잘할 거다.
 기회를 주시라. 국민의힘 그리고 대한민국에 기회를 준다는 생각으로 여러분이 나서달라”며 “저는 책임당원 이름도 ‘주권당원’ 같은 것으로 바꾸려고 했었다.
 책임은 정치인이 지지 왜 당원이 지나. 이름이 이상하다.
 민주당은 ‘권리당원’이잖나. 여러분은 권리만 가지시면 된다.
 그(대안정당을 원할) 정도 상황이란 것을 저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대안세력을 만들어 키워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지금 대한민국은 당장의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할 일이 많다”며 “그게 제가 국민의힘을 개혁하고 당 체제를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