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 7일 공식 출범·9일 첫 회의
안철수 위원장, 중·수·청 초점 맞춰 혁신위 구성
당 주류 호응 여부에 혁신위 성패 달려 있어
추진 가능 범위 조율하더라도 국민 눈높이 관건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이번 주 첫 회의에 돌입하며 본격적인 닻을 올린다.
안 의원은 "보수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며 강도 높은 쇄신·개혁을 예고했지만 실질적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우려가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7일 비상대책위원회 의결을 거쳐 혁신위를 공식 출범한다.
혁신위 면면은 위원장을 맡은 안 의원을 포함해 총 7명 안팎이다.
앞서 안 의원은 '중도·수도권·청년'에 초점을 맞춰 내·외부 인사를 두루 기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의원은 혁신위를 신속하게 움직인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오는 9일 첫 회의를 개최한다.
첫 회의를 기점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정례회의를 열고 논의 내용도 그때그때 공개한다.
필요시에는 정례회의 외에도 수시로 모여 논의에 나선다.
안 의원은 지난 3일 "기본적으로 매주 수요일 오전 회의하고 발표하는 형태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주일에 한 번만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례회의 외에도 수시로 논의를 거쳐 신속하게 움직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외부 전문가가 주도하는 별도의 대선 백서 태스크포스(TF)도 혁신위 내에 구성한다.
혁신위가 당의 앞날을 위한 개혁·쇄신 방안을 고민한다면 백서 TF는 대선 참패 요인 등 과거를 성찰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식이다.
안 의원은 다음 달 열릴 예정인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할 만큼 혁신위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혁신위의 성공 여부는 중진 의원을 포함해 옛 친윤(친윤석열)계 등 당 주류가 얼만큼 호응할지 여부에 달려 있다.
현재 국민의힘 내에서 강도 높은 개혁·쇄신을 요구하는 이들은 친한(친한동훈)계와 소장파, 초선 의원정도다.
예컨대 우재준 의원은 '중진 차기 총선 불출마'를, 박정훈 의원은 '친윤 2선 후퇴'를 각각 요구하고 있다.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당을 잘못 이끈 사람들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인적 청산과 관련해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지가 결국 핵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밖에 인사들은 개혁·쇄신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적극적인 목소리는 내지 않고 있다.
대다수가 전통적으로 보수색이 짙은 영남권 혹은 강원권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그간 국민의힘이 당면한 주요 현안에서 대체로 친한계와 유사한 입장을 보여왔다.
이로 인해 실질적인 개혁·쇄신 작업이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김문수 전 대선 후보 역시 지난 4일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이 혁신위원장으로 지명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과거 새누리당 시절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을 맡았던 경험을 언급하며 "혁신은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 지도부인 '송언석 비대위'가 영남·친윤계 일색으로 꾸려진 만큼 안 의원이 실제 추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조율하며 개혁·쇄신안을 마련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 경우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할 수 있을지가 또 다른 걸림돌로 남는다.
윤선영 기자 sunnyday72@dt.co.kr
송언석(왼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당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안철수 의원이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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