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4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사이버 침해 사고 관련 회사 입장 및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SK텔레콤이 유심해킹 사태 해결을 위해 역대급 보상안을 제시했다.
올해만 8000억원대 손실을 감수하고 위약금 면제 조치를 포함한 조단위 보상·보안 투자 계획을 내놨다.
매출·영업이익 역성장이 불가피해졌다.
마케팅 경쟁과 후속 규제 등 후폭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4월 19일~7월 14일 해지 이용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 모든 이용자 대상 8월 한달간 모바일 요금 50% 면제, 올 한해 데이터 50GB데이터 추가 제공 등 유심해킹 사태 보상안을 내놨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단기적 손실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안이 강한 회사,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기업과 주주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당장 SK텔레콤의 재무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치를 기존 17조8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4.5% 하향했다.
영업이익 가이던스도 전년대비 증가에서 감소로 조정했다.
SK텔레콤 영업이익이 하락 전환하는 것은 5G 설비투자를 단행했던 2019년 이후 6년만이다.
인공지능(AI) 중심 리밸런싱 전략에도 속도 조절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통신요금 감면과 데이터 50GB 지급 등 5000억원대 고객 보상안 역시 매출 감소와 직결된다.
데이터 추가 혜택은 요금제 다운셀링(요금하향)으로 이어질 수 있고 위약금 면제로 인한 수백만 회선 해지는 SK텔레콤 성장을 지탱해온 안정적 캐시플로우(현금흐름)을 흔들 수 있다.
내부적으로도 연간 1조원대의 매출 손실을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위약금 면제와 고객 보상을 위해 손실을 감내하기로 했다.
단기실적보다 장기 생존을 위한 지속성에 베팅한 것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위약금 면제는 당장의 비용 지출보다 향후 현금흐름이 나빠지는 구조로 접근해야 한다”며 “고객이 많이 이탈할수록 잠재 매출이 줄고, 고스란히 이익 감소로 직결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민관합동조사단 조사는 끝났지만 여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이달 내 재발방지 대책 이행계획을 통신당국에 제출하고 연말까지 이행 여부를 점검받아야 한다.
과징금 처분도 남아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역대 최고 수준의 과징금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유심정보 유출에 따른 수십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집단소송도 진행 중이다.
최종 조사에서 SK텔레콤의 귀책사유가 다수 확인된 만큼 추가 소송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SK텔레콤, 위약금면제 등 역대급 보상안…통신시장 후폭풍 지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