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취수원 이전 '빨간불'…대구시 "국정과제로 반영해 어디든 하루빨리 옮겨달라"
대구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이 새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로 중대 기로에 섰다.
핵심인 안동댐 취수원 이전 방안이 전면 재검토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수십 년 끌어온 대구 물 문제 해결이 또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대구시와 지역 정가에 따르면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환경부 금한승 차관이 “어느 한 대안에 매몰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맑은 물 하이웨이의 비용 문제와 추진 논리의 타당성 등을 지적한 데 따른 답변이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관계자들이 낙동강 강정고령보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대구시]
안동댐 물을 대구까지 110㎞ 도수관로로 끌어오는 ‘맑은 물 하이웨이’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민선 8기 핵심 공약이자 낙동강 페놀 오염사고(1991년) 이후 30여 년간 이어진 대구 취수원 이전 논의의 최종 카드로 추진돼왔다.
하지만 이번 정부 출범 후 ‘취수원 다변화’ 원칙 외에 안동댐 이전에 대한 명확한 언급은 빠졌고, 각종 시민단체·지자체 반발과 국정혼란으로 낙동강 유역 물관리위원회는 끝내 열리지 못했다.
사실상 새 정부의 판단으로 공이 넘어간 셈이다.
앞서 대구시는 2022년까지 구미 해평취수장 공동이용을 추진했으나, 민선 8기 출범 후 협정은 폐기됐다.
이후 안동댐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환경부의 전면 재검토 발언으로 또 다른 난관에 부딪힌 형국이다.
대구시는 한발 물러나 “이전지가 어디든 중앙정부가 조속히 결정해달라”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전지가 해평이든 안동이든 국정과제로 반영돼야 한다”며 “민원이 제기된다면 정부가 직접 나서서 설득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 계획도 [사진=대구시]
안동시 수자원정책과는 “재검토는 취소와 다르며, 안동시는 대구에 물을 공급할 의지가 있다”고 설명했고, 구미시는 “대구로부터 어떤 협의도 받은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하는 취수원 이전 논의는 시민 안전과 직결된 중대 사안이라는 점에서 일관성 있는 물 관리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대구시는 안동댐 이전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구미 해평취수장 복귀 카드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10년 넘게 갈등을 빚은 해평안 역시 ‘실효성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구시민의 식수 안전을 위한 취수원 이전 사업이 또다시 표류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새 정부의 물 정책 방향과 정치적 결단이 향후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맑은 물 하이웨이’ 앞길 막히나…새 정부, 대구 안동댐 취수원 이전 전면 재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