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후보 단일화 자중지란에 영남 방문
‘일꾼론’ 앞세워 공격적인 발언 자제 분위기
험지서 유의미한 득표 노려 “TK 30%대 목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경북 칠곡군 한 상가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11일)을 앞두고 1박2일 일정으로 험지로 꼽히는 영남 지역을 찾았다.
국민의힘이 후보 단일화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진 사이 열세 지역인 영남을 공략해 득표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3차 골목골목 경청투어’ 첫 일정으로 경북 경주시를 찾았다.
이 후보는 “투표지는 총알보다 강하다”며 “대한국민들은 주권자의 나라, 권력자가 아닌 우리 평범한 사람들의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경북 영천시에선 “이 나라는 누군가의 나라도 아니고, 어떤 정치 집단의 나라도 아니고, 대통령의 나라도 아니다”라며 “국가의 모든 역량은 국민의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제대로 쓰여야 하고, 그 집행을 담당하는 사람을 잘 골라야 한다”고 밝혔다.
경북 칠곡군에선 “머슴의 제1의 조건은 잘생긴 것도 아니고, 색깔이 빨간색이냐, 파란색이냐도 아니다”라며 “진짜 중요한 것은 충직하냐, 유능하냐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색깔로 말고 국민 눈을 기준으로 제대로 사람을 뽑아서 여러분도 편하게 살아보라”고 밝혔다.
칠곡에선 예정에 없던 다부동 전적기념관 충혼비를 찾아 참배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후 김천시, 성주군과 고령군 등 경북 일대를 돌며 지지 호소에 나선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북 안동시 유림 지지 선언에 사의를 표하는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유림의 격려와 지지에 어깨와 책임이 더욱더 무거워진다”며 “국민을 통합하고 미래로 나아가라는 시대적 소명을 명령하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공격적인 발언은 최대한 자제했다.
대신 ‘일꾼론’을 강조하며 특정 정당보다 후보를 봐달라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집중했다.
10일에도 경남 창녕·함안·의령군과 진주·사천시, 하동군을 잇달아 찾아 비슷한 기조로 발언할 예정이다.
특히 진주시에선 오랫동안 한약방을 운영하며 번 돈으로 학교를 설립해 국가에 기증하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대주는 등 다양한 분야에 후원을 아끼지 않은 김장하 선생을 만난다.
이 후보가 대선 후보 등록 전 마지막 일정으로 경북과 경남을 찾은 배경엔 험지에서 유의미한 득표를 기록해 구여권 후보와의 격차를 넓히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 기간이 짧은 만큼 호남 등 안정적인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지역보다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국민의힘 내홍 등으로 흔들리는 영남 표심을 붙잡겠다는 의도다.
민주당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대구·경북(TK)에서 30%대의 득표율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대구(21.60%)와 경북(23.80%)에서 모두 20%대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는 앞선 1·2차 경청투어에서도 지지 기반이 비교적 허약한 충청과 강원의 소도시를 방문했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와는 별도로 ‘골목골목 선대위’를 구성하고, 추미애 의원을 위원장으로 앉히며 이런 이 후보 기조에 힘을 보탰다.
추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지금까지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최저 득표한 지역이나, 가보지 못한 지역을 중심으로 민심을 청취하겠다”며 “정치는 골목에서 시작하고 주민 속에서 자라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0일 김윤덕 총무본부장과 임호선 총무본부 수석부본부장을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후보자 등록을 할 예정이다.
후보 등록 직전까지 ‘험지’ 찾은 이재명…TK 30%대 득표율 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