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APEC 참석’ 논의…신냉전 구도 속 관계 개선 의지 피력
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중국을 방문해 이재명 정부 들어 첫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한다.
두 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논의한다.
조 장관은 17~18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외교부가 15일 밝혔다.
양측은 만찬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앞서 지난 7월28일 왕 부장과 통화하면서 왕 부장의 방한을 요청했고 왕 부장은 이를 수락했다.
전임 조태열 장관이 지난해 5월 중국을 찾은 바 있어 이번에는 형식상 중국 측이 방한할 차례이다.
그럼에도 조 장관이 직접 중국을 방문하는 건 이재명 정부의 한·중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 강화 움직임을 지속하자, 중국 내에서 한국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드는 기류도 조 장관의 방중에 영향을 끼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조 장관은 지난달 14일 내신 대상 기자회견에서 “순서와 격식을 따져서 하는 게 아니라 필요하면 상호 방문도 하는 방향으로 실용적으로 접근해 한·중관계를 잘 관리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과 왕 부장은 회담에서 다음달 말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시 주석의 방한과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한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조 장관은 왕 부장이 시 주석의 APEC 참석 확정을 위해 한국에 방문하도록 재차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이 방한을 결정하기 전에 왕 부장이 한국을 찾아 경주 등 현장을 점검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장관은 또 북핵 등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도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장관은 ‘평화와 안정’ ‘비핵화’ ‘대화·협상을 통한 해결’ 등 중국의 한반도 정책 3대 원칙의 변화 여부도 탐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중국 전승절에서 시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중심에 서면서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묵인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 외교부가 발표한 북·중 정상회담 결과 보도자료에도 시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했다는 내용이 없었다.
다만 중국과 북한 측 발표 내용 차이 때문에, 시 주석이 북한의 핵 보유국 인정 불가와 남북 ‘적대적 두 국가론’ 수용 불가 등의 입장을 전달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조 장관은 중국의 서해 구조물 설치 문제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 17일 중국 방문…왕이와 첫 외교장관 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