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식중독균 배양 분리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름이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공기도 습하고 더워서 저절로 냉장고 문을 열게 된다.
사흘 정도 냉장고에 보관된 음식을 꺼내 먹는다.
맛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먹고 나서 5~6시간 후 엄청난 구역감과 복통이 시작되더니, 구토를 하고 묽은 설사가 끊이지 않는다.
식중독이다.
음식 가공 청결히 하면 안전한 식탁
식중독은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과 같은 감염성 미생물에 오염된 음식을 먹었을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물론 음식을 처리하거나 가공하는 과정에서 생긴 독성성분이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주로 어떤 그룹의 사람들이 같은 음식을 섭취하고 단시간 내에 위장관 증상이 발병할 때, 식중독을 의심하고 원인균을 찾으려 조사한다.
식중독은 음식이 오염된 결과 생기는 질환이다.
음식을 먹기 전 깨끗하게 손을 씻거나, 음식 가공 단계를 청결하게 관리하면 예방할 수 있다.
식중독에 걸렸을 때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위장관이 휴식할 수 있도록 미음과 같은 소화하기 편한 음식을 먹으면 수일 내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체표면적이 넓은 소아나 노쇠가 심한 고령층의 경우 식중독 증상이 오래간다면 탈수,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입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의 대표적인 원인균 및 식중독에 걸리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할 것과 만약 식중독에 걸린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여름철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 미생물 중 대부분은 세균으로 음식점이나 집단 급식 시설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첫 번째, 살모넬라균은 동물의 위장관에 있는 균으로 우유, 유제품, 고기, 달걀 등에 존재할 수 있으며, 이를 충분하지 않게 가열해 조리했을 때 살아남아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달걀을 이용한 음식은 종류와 수가 다양하므로 조리 시 특히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식품을 60도 이상에서 20분 이상 가열하면 살모넬라균은 사멸하므로 충분히 조리하면 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사람의 손을 통한 2차 오염의 가능성도 있어서 해당 제품을 만진 뒤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등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식자재나 음식의 맛과 향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냄새만으로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다량의 살모넬라균으로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면 1~2일 이내에 발열,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는 위장관의 휴식과 충분한 수분 섭취다.
두 번째, 병원성 대장균(장독소생성 대장균)은 동물의 대장 내에 있던 대장균 중 하나로 분변을 통해 물을 타고 이동해 식품을 오염시킬 수 있다.
동물의 분변이나 축산 폐수로 인해 지하수나 하천이 병원성 대장균에 오염된 경우, 그 물을 이용해 채소를 재배하면 채소도 대장균에 오염될 수 있다.
이렇게 오염된 상추, 배추, 오이 등을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세척하지 않고 섭취하면 병원성 대장균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잘 씻었다 할지라도 더운 여름 날씨에 상온에 두 시간 이상 방치하면 대장균이 빠르게 번식할 수 있다.
세척 후에는 냉장 보관하고 가능한 한 빨리 섭취하는 것이 좋다.
생채소뿐만 아니라 도축 과정에서 육류가 병원성 대장균에 감염될 수 있다.
여름철에 고기를 조리할 때는 내부까지 충분히 익을 수 있게 고온에서 오래 조리해야 한다.
병원성 대장균 식중독에 걸리면 1~2일 이내에 다량의 물 같은 설사를 해 탈수의 위험이 있으며 4~5일 정도 증상이 지속한다.
지속 기간이 길어져 수분 손실이 크면서 구강으로 섭취하는 수분의 양이 충분하지 못하면 수액 치료나 지사제, 필요한 시 항생제 투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물 같은 설사를 다량으로 1~2일 넘게 하면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은 끓여 마시고, 음식물은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관리본부 제공
물 가급적 많이 먹을수록 좋아
세 번째, 황색포도상구균이 만들어내는 독소로 인한 식중독이다.
손에 황색포도상구균이 있는 사람이 음식을 하기 전 손을 깨끗하게 씻지 않으면 음식이 균에 오염될 수 있다.
더운 날씨에 이 균이 상온에서 증식하면서 독소를 생성할 수 있는데, 이 독소는 열에 강하기 때문에 오래 가열해도 사라지지 않고 음식의 맛도 변화시키지 않는다.
세균 자체보다 균이 만들어내는 독소 섭취로 식중독에 걸리게 된다.
음식을 섭취한 뒤 2~6시간 후에 심하게 구토를 하는 전형적인 증상을 보인다.
대부분 발열은 없는 편이며 건강한 사람의 경우 두세 번의 구토 후 24시간 이내에 저절로 회복한다.
구토 후에는 끓인 물을 충분히 마시고 약간의 염분과 당분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김밥, 달걀 샐러드, 마요네즈가 들어간 빵, 햄, 닭고기 등이 흔한 원인 음식이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손 위생만으로도 감염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음식을 조리하기 전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깨끗하게 씻는 것이 중요하다.
네 번째, 장염 비브리오는 여름철에 해산물을 날것으로 먹은 뒤에 걸리는 식중독의 대표적인 원인균이다.
이것은 바닷물에 서식하는 균으로 여름이 되면 상승한 수온에 의해 균의 수가 빠르게 증식해 생선이나 조개의 표면이나 내장, 아가미 등에 붙는다.
비브리오는 열에 약한 편이라 85도에서 1분 이상만 끓여도 사멸하지만, 날것으로 먹으면 식중독을 일으킨다.
먹은 지 1~2일 이내에 발열과 함께 심한 복통과 설사를 일으키며, 다른 식중독처럼 충분히 수분 섭취를 하고 위장관의 휴식을 취하는 게 치료에 도움이 된다.
장염 비브리오는 어패류를 충분히 익혀 먹기만 해도 감염률을 낮출 수 있어 7~8월의 더운 여름에는 해산물을 날것으로 먹기보다는 가열해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
식중독의 원인균은 다양하지만, 예방과 치료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식자재를 만지거나 음식을 먹기 전후에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고, 칼과 도마와 같은 조리도구는 세제로 세척하고 정기적으로 열탕 소독을 해주는 것도 좋다.
모든 식자재는 가능한 한 빨리 냉장 보관하고 음식을 할 때 충분히 가열하고 속까지 익혀서 먹는다.
맛과 냄새로 분간할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맛이나 냄새가 이상할 경우 폐기 처분하는 것이 좋다.
살모넬라균과 황색포도상구균은 냉장고 안에서도 번식하므로 식자재는 냉장 보관 1~2일 이내에 조리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식중독의 대표적인 증상인 발열, 구토, 복통, 설사가 나타났을 때 건강한 성인의 경우 끓인 물을 마시고 미음 등을 먹으며 추이를 지켜볼 수 있다.
하지만 영유아나 노인의 경우에는 탈수가 급격히 진행될 수 있으므로 미리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여름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손 위생과 충분한 음식 가열을 유념하고, 주기적으로 냉장고 속 식품을 정리해보자.
손 씻고, 익히고, 끓이고…식중독 물렀거라[메디칼럼](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