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수중 생태계 조사를 위해 울릉도를 거쳐 독도를 찾았다.
울릉도와 독도 수중 및 육상생태계는 필자가 오랫동안 기록해온 대상이자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이다.
독도의 날은 1900년 10월 25일 고종황제가 대한제국 칙령 제41호로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명시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2000년에 민간단체인 독도수호대가 제정했다.
독도는 울릉도의 부속도서라는 엄연한 사실에 일본 외교관이었던 가와카미 겐조는 “육안으로는 울릉도에서 독도가 보이지도 않는데 무슨 부속도서냐”고 반박한 적이 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울릉도 주민들은 섬의 동쪽 끝에 서면 독도가 보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청명한 날 해오름 무렵 잠깐 모습을 드러냈다가 시나브로 사라져버리기에 독도를 보는 것은 쉬운 일만은 아니다.
주민들은 기후조건이 맞을 때 높은 언덕에 올라야 연중 열흘 정도만 독도를 육안으로 볼 수 있다고도 한다.
필자도 울릉도를 찾을 때면 매번 여명 속 바닷가 언덕을 오르곤 했지만, 수평선 너머 두터운 구름의 심술에 가려 독도를 마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2018년 10월 12일 처음 울릉도에서 육안으로 독도를 관찰했고, 올해 10월 28일 일출 직후 빛내림 속에 모습을 드러낸 독도를 마주할 수 있었다.
오전 6시 36분 일출 시각이 지나고 구름 사이로 장엄하고도 고운 햇살이 쏟아져 내리자 수평선을 덮고 있던 안개가 흩어지며 독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1분 정도의 짧은 순간이었지만, 우리 영토 동쪽 끝 독도는 그 모습을 오롯이 드러내 보였다.
경북 울릉군-빛내림 속 오롯이 드러난 독도[박수현의 바닷속 풍경](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