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논문 질적심사에선 16위였으나, 최종 2위를 차지한 게 석연치 않다는 주장
2017년 5월6일 유승민 당시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와 딸 유담씨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효잔치가 열린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을 찾아 기념품을 구매하고 있다.
한겨레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유승민 전 의원의 딸 유담(31)씨의 인천대 교수 임용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2025년 11월4일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인재 인천대 총장과 교무처 인사팀, 채용 심사 위원 등을 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2025학년도 2학기 인천대 전임교원 신규 채용에 합격했지만 그 과정이 공정했는지를 두고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천대는 전임 교원 신규 임용 지침에 따라 영구 보존해야 하는 채용 관련 문서를 보관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선 2025년 10월28일 인천대 국정감사에서 “31살의 유담 교수가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가 된 것에 대해 이의 제기가 많이 있다”며 “1~3차 채용 과정 중 1차 심사가 굉장히 심각하다”고 했다.
1차 심사 중 논문 질적심사에선 16위였으나 학력·경력·논문 양적심사에서 모두 만점을 받아 최종 2위를 차지한 게 석연치 않다는 게 진 의원 주장이다.
진 의원은 “채용된 (유담) 교수와 지원자 학력을 비교했을 때 11명은 다른 점이 없는데 3명만 1등급 만점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를 포함해 경영학·국제경영학을 전공한 지원자(석·박사)가 11명인데 일부만 만점을 받은 게 의아하다는 취지다.
진 의원은 경력 분야에서 만점을 받은 점에 대해서도 “3월에 박사학위를 받고 5월에 교수로 임명됐다.
고려대 경영전략실에 딱 75일 근무했다”며 “고려대에서 1년을 강의했다는데 석사 시절에 1년을 했고 다른 경력은 전무하다”고 말했다.
논문 양적 심사에 대해서도 “박사 논문과 똑같은 제목으로 논문을 (여러 개) 써서 (만점) 기준에 맞췄다”고 진 의원은 주장했다.
논문을 쪼개는 수법으로 유담 교수가 만점 받은 게 아니냐는 취지다.
진 의원은 “인천대는 무역학부 국제경영 전임교원을 12년째 다섯 번에 걸쳐서 진행했고, 네 번은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채용을 안 했다가 이번 5월에 (유 교수를) 임용했다.
기존 채용 관련 문서는 소실돼있다며 (인천대가) 주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이런 의혹 제기에 인천대 쪽은 문제될 게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인재 인천대 총장은 “학력을 평가할 때 국제경영 박사학위를 받은 분들에게 만점을 줬다”며 “경력 역시 전공 분야와 연관된 직무를 담당하는 경우에 한해 경력을 인정하도록 돼 있어, 국제경영을 강의한 경력이 있는 분들에게 만점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접수 자체는 블라인드이며, 이번 경우는 특수해서 이름이 알려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연령, 성별, 사진은 비공개로 받고 있다”고 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인천대의 입장을 엄호했다.
김 의원이 최근 1년간 전임교원 신규 임용 지침을 바꾼 적 있는지, 다른 지원자나 학부 교수, 학생회가 문제를 제기한 경우가 있는지를 묻자 이 총장은 “없다”고 답했다.
“인천대 신규 임용 지침에 따른 1차 심사에서 심사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수 없다고 보느냐”는 질의에도 이 총장은 “그렇게 판단한다”고 했다.
유담 교수는 앞서 2025년 2학기 인천대 전임교원 신규 채용에 최종 합격해 글로벌정경대학 무역학부 교수로 임용됐다.
그는 2025년 9월1일 시작하는 2학기부터 무역학부에서 국제경영 분야의 과목 2개를 맡아 강의하고 있다.
유 교수는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연세대에서 경영학 석사,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아버지인 유승민 전 의원이 2017년 5월 대선에 출마했을 때 함께 대외활동을 하며 지원에 나선 바 있다.
유승민 전 의원 딸 유담 교수, 인천대 임용 특혜 의혹 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