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하의 이게 뭐Z?] 구미시장도 따라 한 골반 춤, 시작은 틱톡커 이별 영상
‘메가트렌드’라는 단어가 없어진 요즘, 유행을 따라가기가 힘들어졌다.
개인 관심사에 따라 취향도 세분화되고 있다.
요즘 뭐가 유행이냐고 묻는다면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유행이 없어진 건 아니다.
특정 밈과 짤이 유행하면 관련 릴스, 쇼츠 등 숏폼 영상이 늘어나 개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피드로까지 넘어오곤 한다.
이번 주 당신의 피드를 점령한 콘텐츠가 어디서 유행하기 시작됐는지 소개한다.
#골반이 멈추지 않아서 이별한 걸까 틱톡커 퐁귀가 시작한 골반 춤. 퐁귀 틱톡 캡처 이 기묘한 숏폼은 당신의 SNS 알고리즘에도 분명 떴을 것이다.
걸그룹 AOA의 곡 ‘짧은 치마’가 배경음악으로 깔리고 틱톡커 퐁귀가 골반을 좌우로 까딱이며 춤추는 시리즈다.
멋진 춤은 아니다.
흘러나오는 노래나 리듬에 상관없이 맥없는 골반 춤을 계속 춘다.
영상은 퐁귀가 애인과의 이별을 통보하는 상황으로 시작된다.
헤어지는 와중에도 퐁귀는 ‘골반이 멈추지 않는다’며 계속해서 춤을 춘다.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 중 퐁귀만 실제고, 나머지는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이미지다.
비현실적이고 웃긴 상황 설정이지만 중독적인 춤사위에 밈으로 즐기는 사람이 늘어났다.
영상은 진화하고 있다.
골반을 계속 움직일 뿐 아니라, ‘골반통신 ◯◯모드’라는 알람에 맞춰 골반 움직임을 달리한다.
가속모드, 일반모드 등에 따라 골반이 움직이는 속도가 바뀐다.
SNS에선 각종 모드로 만들어 숏폼을 올리고 있다.
김장호 경북 구미시장도 2025 구미청춘힙합페스티벌 무대 인사에서 퐁귀의 골반 춤을 따라 했다.
이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SNS에서 이틀 만에 조회수 약 41만 회를 기록했다.
넋 놓고 보다 보면 당신도 골반을 까딱이고 있을지 모른다.
#신개념 밸런스 게임 ‘완익파 vs 덜익파’ Z세대가 보는 ASMR처럼 즐기고 있는 고무 짜기 콘텐츠. 인스타그램 @mmellium 계정 캡처 한국엔 해결할 수 없는 논쟁이 많다.
‘물복 vs 딱복’, 달걀 ‘반숙 vs 완숙’ 등을 생각하기 쉽지만 취향이 명확히 갈리는 논쟁거리는 늘 화제가 되곤 한다.
이번엔 맛이 아닌 시각으로 취향이 나뉘는 문제가 등장했다.
바로 ‘완익파 vs 덜익파’이다.
무엇을 익히는 것일까. 시작은 역시 릴스다.
인스타그램 ‘mellium(@mmellium)’ 계정은 고무를 짜는 영상을 올렸다.
천연고무 수액을 굳혀 만든 고무를 쥐어짜면 물이 나오는데 그 과정을 보여준다.
한국 계정은 아니지만 댓글엔 한국인이 가득하다.
고무를 들어 올리는 순간부터 그 질감이나 고무를 짜는 손짓을 보고 점수를 매기면서 한마디씩 얹는다.
여기서 완익파와 덜익파가 등장한다.
어떤 고무 상태가 더 좋은지 평가한다.
고무를 직접 만져보고 싶어 동남아시아에 가고 싶다는 사람도 생겨났다.
눈으로 보는 ASMR은 꾸준히 유행하는 소재지만, 취향까지 나누면서 소통하는 모습은 보기 드물다.
이 영상이 또 어떤 기상천외한 유행을 만들지 지켜보자. #콘텐츠 10개로 나를 소개한다면 Z세대 사이에서 영화·책·음악 등 콘텐츠 10권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해시태그가 유행이다.
인스타그램 @ehbook_ 계정 캡처 누구나 좋아하는 콘텐츠가 있다.
친구 10명이 각자 인생 영화나 책을 골라도 겹치는 콘텐츠가 많지 않을 것이다.
최근 SNS에선 ‘#10filmstogettoknowme’라는 해시태그가 유행 중이다.
영화 10개로 자신을 소개하는 콘텐츠다.
자기 사진을 가운데 배치하고 좋아하는 영화 포스터 10개를 배치해 자신의 취향을 설명하면 된다.
이미지 한 장으로 손쉽게 취향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뜨겁다.
처음엔 영화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유행했지만, 다른 콘텐츠로도 점점 넓혀가고 있다.
출판사 은행나무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ehbook_)도 편집자의 ‘#10filmstogettoknowme’ 게시 글을 올렸다.
영화와 책뿐 아니라 음악으로도 해시태그를 만들 수 있다.
해시태그를 보다 보면 좋아하는 친구가 선호하는 콘텐츠를 알 수 있어 우정이 두터워지고, 아직 잘 모르는 사람과 취향이 겹치면 그것 역시 흥미롭다.
당신 옆엔 어떤 콘텐츠를 배치하고 싶은가. 올해가 가기 전 즐겼던 영화, 시리즈, 책 등을 털어놓아보자.
SNS 피드 점령한 Z세대 유행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