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51명 사망... 인명 피해 급격히 증가, 기상 당국 '늑장 경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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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5일, 미국 텍사스 헌트의 캠프 미스틱 근처에서 과달루페 강과 홍수 피해를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 로이터/에반 가르시아
ⓒ 연합뉴스 = 로이터
미국 텍사스 내륙 지역에 내린 100년 만의 기습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AP통신·CNN방송 등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텍사스주 커 카운티는 홍수 피해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51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24명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사망자 가운데 어린이는 15명이고, 커 카운티의 강변에서 기독교단체가 개최한 여름 캠프 '캠프 미스틱'에 참가한 여자 어린이 중 27명이 실종되면서 인명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 지역은 전날 최소 25㎝의 폭우가 내린 후 과달루페 강이 급격히 범람하면서 집과 차량 등을 휩쓸었다.
또한 단기간 발생했던 열대성 폭풍 배리(Barry)의 영향으로 기상 예보보다 훨씬 많은 비가 내렸다.
텍사스주 부지사 댄 패트릭은 커 카운티에서 시작되어 샌안토니오 쪽으로 흐르는 과달루페 강이 45분 만에 26피트(약 8m) 높이만큼 불어나 범람했다면서 "파괴적인 홍수가 인명과 재산을 앗아갔다"라고 밝혔다.
국립기상청(NWS)은 여전히 돌발 홍수 경보가 발효 중이라며 추가 폭우와 급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에게 고지대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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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내륙 지역의 홍수 피해를 보도하는 CNN방송
ⓒ CNN
그러나 현지 주민들은 홍수 전에 아무런 기상 주의보나 경보도 없었다고 당국을 비판했다.
한 주민은 "잠에서 깨 보니 방 안에 물이 발목까지 차 있었다"라며 "그제야 경보 문자가 와서 뒤늦게 대피했다"라고 말했다.
커 카운티 선출직 최고 책임자인 롭 켈리 판사는 "비가 많이 올 것은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심각할 줄은 몰랐다"라며 "과거 토네이도 대응처럼 사이렌 경보 시스템 도입을 추진했지만, 예산 문제로 기각됐다"라고 해명했다.
연방 하원의원 치프 로이(공화당) 의원은 "이번 일에 대한 엄청난 비판과 추론들이 나올 것"이라며 "왜 이렇게 됐는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일단 당국은 실종자 구조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렉 애벗 주지사는 "실종자 전원이 구조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며 "강에 보트를 띄우고, 공중 수색을 하고, 지상에 대원들을 투입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패트릭 부지사는 특히 캠프에 참가했다가 실종된 어린이들을 찾기 위해 "절대 멈추지 않고 인간적으로 가능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어린이들이) 숲에 있거나, 연락이 닿지 않은 곳에 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의 지원을 약속하며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끔찍하고 충격적"이라면서 "연방 정부가 텍사스주 및 지역 당국과 협력할 것이고 국토안보부 장관이 현장으로 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용감한 구조 대원들이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면서 "피해 가족들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길, 텍사스에도 신의 축복이 함께하길 기도한다"라고 적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비가 얼마나 내릴지 미리 예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기상 예보 기술을 고도화하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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