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서해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2020년 9월 서해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 대해 5일 징역 2년이 구형된 가운데, 박지원 의원은 "왜 20년 구형하지 고작 2년?"이라고 반문하며 매우 격정적인 소감을 밝혔다.
'취중진담'이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오후 9시 21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왜 20년 구형하지 고작 2년?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으로 3년 반 만에 오늘 결심공판에서 2년 구형(이 됐다). 최후진술에서 1시간 격정을 토했다"고 전했다.
그는 "저는 40여년 정치 인생 중 25년을 서초동에서 보냈다"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검찰 본산 대검찰청과의 인연 내지는 악연을 언급했다.
박지원 의원은 "대북송금특검에서 20년 구형에도, 보해저축은행에서 3천만원 받았다고 1심 무죄, 2심 우병우 민정수석에 의해서 집유(집행유예) 2년, 대법에서 우병우가 항소심 유지해서 박지원 의원직 박탈하자는 MB(이명박 전 대통령) 지시를 대법원에 요청했지만 박병대 대법관 행정처장이 배척, 무죄가 됐다"고 자신이 이름을 붙인 25년 서초동 인생의 '무죄' 이력을 강조했다.
그는 "박병대 대법관님은 제 은인이고 우병우 지시 따른 고법부장 이름은 밝히지 않겠다.
박지원이 3천만원, 국정원 삭제 지시? 자존심이 상한다"고 부연했다.
이어서는 이번 재판을 가리킨듯 "국정원 감사에서 지시 사실 없고, 삭제됐다는 문건 그대로 국정원에 있다고 한다"며 "(최후진술에서)감사원, 검찰의 조작(가능성)을 열변했다"고 검찰 구형 내용에 대해 반박했다.
글 말미에는 재판 출석 후 소화한 일정을 가리킨듯 "5년 서초동 고객, '이남장'에서 수육에 쏘폭(소주와 맥주를 혼합한 폭탄주) 마시고 집으로 간다"면서 "감사원과 검찰, 당신들이 갈 곳은 지옥"이라고 분노에 가까운 표현을 했다.
참고로 이남장은 서초동 소재 유명 식당으로, 을지로가 본점이며 설렁탕과 수육 등이 주요 메뉴인 곳.
박지원 의원은 1942년생으로 올해 나이 83세인데, 평소 페이스북을 통해 야간 운동 근황을 종종 전하며 건강을 자랑해왔다.
다만, 이날 만큼은 반대로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과음 사실을 전한 상황이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박지원 의원이 속마음을 꽤 격정적으로 털어놓은 이 페이스북 글에 대해서는 같은 당 동료 한준호(더불어민주당 정치검찰조작기소대응 TF 단장)·이기헌 등 의원이 '화나요' 등 공감 표시를 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박지원 의원(전 국가정보원장)을 포함해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이들 모두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박지원 의원에게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 서훈 전 실장에게 징역 3년, 서욱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또 김홍희 전 청장에게는 징역 3년, 노은채 전 비서실장에게는 징역 1년 및 자격정지 1년이 구형됐다.
이같은 구형에 대한 재판부 판단이 드러나는 선고기일은 12월 26일 오후 2시로 정해졌다.
즉, 2022년 12월 기소 이래 딱 3년 만에 1심 결과가 나온다.
박지원, 징역 2년 구형 받고 "쏘폭 마시고 집에 간다…감사원·검찰이 갈 곳은 지옥"